[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미국발 '물가 쇼크' 파장에 따른 금리 대폭 인상 가능성으로 국내 증시와 환율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긴축 여파로 연말 국내 기준금리가 3%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미국 연준(FED)은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6월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FOMC를 앞둔 상황에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8.6% 상승률을 기록해 4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한꺼번에 정책금리를 75bp(1bp=0.01%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바라보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국 역시 물가 비상이다.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5.4% 상승하면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여만에 최고 수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올해의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종전의 3.1%에서 4.5%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6, 7월 모두 5%대 물가 상승률을 예상하고 있다. 한은은 이달 3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 직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를 상회한 데 이어 6월과 7월에도 5%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물가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내며 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함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10일 한은 창립 72주년 기념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돌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상화 속도와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더 이상 우리가 선제적으로 완화정도를 조정해 나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금리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욱 확산된다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성장과 물가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책운용의 민첩성을 유지하면서도 경제상황 변화에 따른 유연성도 함께 높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선 한은이 7월 예상을 깨고 한꺼번에 기준금리를 50bp를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외국계 투자은행에선 국내 기준금리가 연말 3%대에 달할 것으로 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이날 한은이 7월 빅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p(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석길 JP모간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앞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며 "미국의 정책금리 역시 3분기 더 공격적인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금통위도 7월에는 더 높은 기준금리를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P모간은 한국은행이 7월 빅스텝에 나서지 않더라도 내년 2월까지 0.25%p씩 금리를 지속해서 올려 내년 1분기 최종금리가 3.25%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NG도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5.2%로 상향 수정하면서 한국은행이 하반기에만 기준금리를 1%p 올려연말에 기준금리가 2.75%에 달할 것이란 전망했다.
강민주 ING은행 서울지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4일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함에 따라 한국은행이 더 매파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다수 금통위원들은 추가 금리 인상에 동의하고 있어 하반기에만 한은의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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