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뉴욕증시가 모처럼 반등했지만 월가 유명 투자은행(IB)들은 시장이 경기침체 변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한 목소리로 추가 하락을 경고했다.
미국 노예해방 대체 공휴일을 지내고 온 뉴욕증시는 21일(현지시각) 반등에 성공했다.
시장은 지난주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들어 오면서 다우지수와 S&P500지수, 나스닥지수가 모두 2% 넘게 올랐고, 빅테크 기업들과 에너지 기업들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RBC캐피탈, 소시에떼제네랄 등 유명 IB들은 경기침체 경고음을 더욱 강하게 제기하면서 추가 하락 전망을 제시했다.
6월 21일(현지시각) 기준 S&P500지수 1년 추이 [사진=구글] 2022.06.22 kwonjiun@newspim.com |
◆ S&P500 전망치 3000~3500
현재 월가 IB들은 정도는 다르나 모두 증시가 지금보다 더 하락할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는 모습이다.
가장 비관적 전망을 제시한 곳은 모간스탠리로, S&P500지수가 3000까지 밀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종가 대비 20% 넘게 추가 하락한 수준이다.
월가에서 약세론자로 유명한 마이크 윌슨 모간스탠리 미 증시 수석 전략가는 경기 위축 정도를 충분히 반영하면 S&P500지수가 3000수준까지 낮아져야 한다면서, 2900 부근에서 바닥을 찍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15.3배 수준인 PER(주가수익비율)가 14배까지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시가 상승 중이던 올 초 월가에서 20% 넘는 밸류에이션 하락을 경고하며 이목을 끌었던 모간스탠리는 이후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서 주가 전망치도 계속해서 낮추고 있는데, 침체가 본격 시작되거나 침체 리스크가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는 약세장이 종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RBC캐피탈마켓츠는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S&P500 밸류에이션은 평균 32% 정도가 빠진다면서, 현 수준에서는 S&P500이 3262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침체 당시 S&P500 고점 대비 저점 낙폭 중간값만 보면 27% 정도라면서, 이를 감안하면 지수는 3501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RBC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만난 장기 투자자들의 대부분이 침체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침체가 언제, 또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더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20일 공개한 시장분석 노트에서 "(S&P500지수의 경우) 3500이 큰 지지선이며, 2020년 3월부터 올 1월까지 이어진 랠리의 50% 되돌림 수준 등을 감안한 스트레스 테스트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소시에떼제네랄은 아직 증시 바닥이 아니라면서, 전형적인 침체 상황에서 S&P500 흐름을 감안하면 지수가 3200까지 밀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 시장 이코노미스트인 올리버 엘런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및 경기 둔화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감안하면 증시는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동의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이나 경기사이클이 반전되거나 금리 상승을 감안한 적정 밸류에이션 수준까지 추가 하락이 있어야 바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날 1년 내 미국에 경기침체가 닥칠 가능성이 30%라고 진단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4월 전망(15%)에서 두 배 높아진 수치로, 2년 내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도 48%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골드만은 경기 침체의 정도에 따라 충격이 달라지는 경제 성장률이나 실업률과 달리 증시의 경우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 과거 침체가 있었을 때 (수준에 관계 없이) S&P500지수는 평균 30% 정도 떨어졌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1월 고점 이후 이미 25% 정도 빠졌으니 추가 하락이 이어지긴 하겠으나 낙폭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독일 투자은행 베렌버그는 실적 하향이 이제 막 시작됐고, 침체 시작 여부도 좀 더 지켜봐야하는 만큼 증시 바닥을 언급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2.06.22 kwonjiun@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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