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9월쯤 차기 대선 재출마를 공식 선언할 전망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9월에 2024년 대선 재출마 선언을 검토하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두명의 자문그룹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측근들도 최근 거액 기부자들을 접촉하면서, 2024년 대권 재도전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도 차기 대선 재출마 가능성을 꾸준히 시사해왔다. 다만 대선 출마 선언 시기는 11월 중간 선거 이후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여세를 몰아 백악관 재도전을 선언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만약 11월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부진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권 재도전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들어 11월 중간 선거는 공화당의 압승이 예상된다. 하원과 상원의 다수당을 모두 차지하는 낙승이 점쳐진다. 이에따라 트럼프측의 기류도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자신의 지지 그룹을 전면에 내세우며 11월 중간 선거 승리를 주도하면 정국 주도권을 단번에 거머쥘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공화당 내부에서 부상하고 있는 '트럼프 불가론' '세대교체론'도 차단할 수 있는 효과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차기 대선에 다시 나오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인 기류도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49%로 독주하고 있다. 이어서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25%),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7%),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6%),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6%) 순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폴리티코가 모닝컨설트와 전국 성인 2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같은 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에 반대한다는 답변이 각각 64%와 61%나 됐다.
현재 공화당 내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재출마 불가론'이나 '세대교체론'이 점화될 경우 드샌티스 주지사가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않다. 중도층과 젊은 층의 지지도 끌어올 수 있는 드샌티스 주지사와 같은 새 인물을 내세우는 것이 공화당의 백악관 탈환에 더 유리하다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가 공개된 날 자신의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인생은 80세부터 시작"이라면서 "유능하고 영민한 80대, 심지어 90대도 많다"라는 글을 올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76세로, 2024년엔 78세가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도 11월 중간 선거이후 정국 주도권은 물론 '세대교체론'의 부상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조기 등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가졌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대권에 도전한다면 (11월 중간 선거를 겨냥해) 빨리 선언하는 것이 좋다"면서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래에 대해 초점을 다시 맞추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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