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취임 이후 종횡무진 현장을 누비며 소통을 강화하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취임 이후 50일간 현장방문 및 간담회를 무려 10여차례나 추진하며 숨가뿐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대학교수 출신이지만 어느 정치인 못지않은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규제기관인 식약처의 수장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 매주 두세 차례 현장방문…각계 대표 만나 규제개혁 모색
15일 식약처에 따르면, 오 처장은 지난 5월27일 취임 이후 50일간 총 11회의 현장방문 및 간담회를 가졌다.
6월에만 소비자단체와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식품업계 대표, 디지털 헬스케어·바이오의약품 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관련 주요 현안은 물론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달 들어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생산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찾았다. 또 화장품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도 잇따라 만나며 민관 소통 활동을 이어왔다.
오 처장이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하고 나선 데에는 외부 출신으로, 관련 신산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과 더불어 새 정부가 규제개혁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첨단산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주문 강도가 세지는 모습이다.
이런 정부 기조는 오 처장의 현장 행보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오 처장은 지난 5일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찾아 4차 산업혁명 핵심부품인 반도체가 의료기기, 첨단산업에 활용되는 부분을 직접 살펴보고 혁신기술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약속했다.
앞서 지난달 17일에도 디지털 헬스케어기기 업체 라이프시맨틱스를 찾아 개발 현장을 점검한 데 이어 디지털헬스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신산업 육성을 위해 과감한 규제개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게끔 정책적 지원도 강조했다.
관심은 '푸드테크'로도 이어졌다. 푸드테크는 생명공학, 바이오 기반 대체식품, 인공지능, 3D프린팅 등 각종 혁신기술을 식품산업에 적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으로 전 세계에서 주목도가 높다. 대체식품·메디푸드 등 급성장 속 시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산업으로 꼽힌다.
오유경 식약처장이 지난 6월 3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코로나19 백신 생산계획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2022.07.15 kh99@newspim.com |
◆ 규제기관 '안방놀이' 금물…신산업·신기술 신속 지원
오 처장의 광폭 행보는 규제기관이 더 이상 '안방놀이'만 해서는 안 된다는 철학이 깔려 있다. 나아가 신산업과 신기술을 신속하게 지원해 업계의 발전을 촉진하는 첨병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각오도 엿볼 수 있다.
오 처장은 지난달 16일 식품업계와 간담회에서 푸드테크 현황, 정책 방향 등 산업 협력 의견을 나눴다. 식약처는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쳐 대체 단백질 식품 기준과 첨단기술로 개발된 새 식품 첨가물 인정 기준 등을 신설하는 한편 합리적 규제 마련으로 업계 지원에 나선다.
지난달 30일에는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을 허가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찾아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의 생산 계획을 확인하고, 바이오의약품 분야 전문가와 함께 규제혁신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오 처장은 "국산 코로나19 백신·치료제를 동시에 보유한 국가가 됐고, 우리의 백신 개발·제조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감염병 위기 극복에 중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앞으로 신개념·신기술 의약품 등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지원하기 위해 전문 역량을 강화, 개발부터 임상시험·허가심사까지 모든 단계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이 7월5일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해 디지털 헬스케어기기 관련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2022.07.15 kh99@newspim.com |
식약처 관계자는 "새 정부 규제개혁 기조에 맞춰 규제기관인 식약처에서도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하게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생각이며, 그런 방향에서 오유경 식약처장도 산업 현장을 꾸준히 찾아 업계의 목소리를 수렴·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약학 전문가인 오 처장이 현장 소통을 강화하면서 다른 분야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정책을 실행할 수 있도록 의견을 적극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