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휘발유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가 늘며 소매판매 증가세를 견인했다.
1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6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1.0% 늘었다고 발표했다. 소매판매는 5월 0.1% 감소(수정치)한 데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로이터 통신이 사전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8% 증가)도 웃돌았다.
공급 차질로 위축세를 보이던 자동차 구매가 늘어난 것이 소매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마켓워치는 이와 관련해 6월 소매판매 수치가 강력하기는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6월에만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에 비해 1.3% 오른데 비해 소매판매 증가세(1.0%)는 여기에 못 미치고 있어 물가 상승세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타켓 매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카일린 버치 이코노미스트 역시 "(강력한) 헤드라인 수치만 보면 놓칠 수 있지만 (인플레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소매 판매는 둔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마켓워치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을 통한 수요 억제에 애쓰고 있는 만큼 소매 판매 수치가 실질적으로 둔화하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투자회사 그랜트 손튼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 비슷한 견해다. 그는 소매판매 수치를 언급하며 "연준이 정말로 원하는 건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시나리오"라며 인플레를 억제하지만 침체는 유발하지 않는 수준으로 소비 수요가 둔화하기를 연준이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마켓워치는 강력한 소매 판매 수치가 이어지면, 연준에게는 골칫거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이 고금리나 고물가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어 연준이 수요 위축을 유도하기 위해 더욱 고강도 긴축에 나서야 할 가능성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14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6월 CPI 이후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지지한다"면서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 소매판매와 주택 같은 중요한 데이터가 나오는데 만약 그 수치가 예상보다 강하다면 나는 7월에 더 큰 금리인상으로 기울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시장에서는 이에 따라 이날 현지시간으로 오전 10시(한국 시간 오후 11시) 예정된 미시간대의 7월 소비자태도지수와 5년 기대 인플레에 더욱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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