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번주 통화정책 회의에서 '빅스텝(50bp 금리 인상)'을 논의할 수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1일 예정된 회의에서 ECB가 기준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지 50bp 인상할지 논의할 수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12.02 mj72284@newspim.com |
이어 소식통은 ECB가 이탈리아와 같은 유로존 내 부채 국가들에 대해 유럽연합(EU)의 개혁과 재정준칙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채권시장에서 지원하는 협상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회의에서 ECB는 7월 기준 금리를 25bp 인상할 것이라 예고하고, 9월 회의에서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며 당장 7월 '빅스텝'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연례포럼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인플레이션 전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더 빨리 움직이기 위한 충분한 정보를 얻게 될 것이다"라며 필요할 경우 더 빠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향후 나올 경제 지표에 따라 25bp 이상의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둔 셈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여파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고공행진 하는 가운데, 지난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물가상승률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9일 유럽연합(EU) 통계 당국인 유로스타트와 다우존스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8.6% 상승했다.
4월 7.4%, 5월 8.1% 오른데서 상승세가 한층 가속화한 것으로, 지난 1일 발표된 예비치와 변함없는 수준이다. EU이 시작된 1994년 이후 최고치이자, 유로존 통계가 시작된 1997년 이후 역대 최고치이기도 하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것이 전년 대비 CPI 상승률에 4.19%포인트나 기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이 지난주 일부 유럽 고객에 '불가항력 선언'을 선언하는 등 러시아가 대러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으로 공급하는 가스 공급을 줄이며, 유럽 내 물가 압력도 계속 높아지고 있어 ECB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금리를 급격히 올리자니 이미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경제가 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고 금리를 완만히 올리자니 이미 올해에만 기준 금리를 1.5%포인트 올리는 등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선 미국과의 금리 차이로 유로화 약세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에 유로존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 속에 지난주 유로화는 한때 0.999 달러까지 내려가면서 20여년만에 처음으로 패리티(등가)를 하회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ECB가 빅스텝을 논의할 수도 있다는 소식에 1% 넘게 뛰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19일 오후 7시 30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전장 보다 1.07% 오른 1.025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유로존 국채 금리도 전반적으로 오르는 가운데, 독일 2년물 금리는 7bp 상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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