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민선8기 서울시가 막을 올렸다. 4선에 성공한 오세훈 시장은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 어느때보다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민선8기. 뉴스핌은 한주간 있었던 서울시 주요정책 및 현안의 의미와 방향성을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약자와의 동행'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오세훈 서울시장의 민선8기 첫 조직개편안이 서울시회를 통과했다. '약자와의동행추진단' 신설 등 변화가 시작되면서 이에 따른 인사이동도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김의승 행정1부시장과 한제현 행정2부시장, 그리고 황보연 기획조정실장 등 핵심요직은 이미 내정된 상태. 시는 지난 22일 4급 승진자 28명도 내정했다. 남은 관심은 조직개편에 따른 국실장급 이동과 자치구 부구청장 전보 인사다.
서울시청 전경. [서울=뉴스핌] |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25개 자치구 중 18곳에서 신임 구청장이 당선됐으며 4년전 1명에 그쳤던 보수정당 구청장이 이번에는 17명으로 늘어남에 따라 부구청장 인사폭은 상당할 전망이다. 새로운 인물 영입을 선호하는 구청장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부구청장은 자치구 2인자다. 50만명 이상 자치구에서는 2급, 그 이하는 3급으로 분류된다. 본청과 자치구의 가교 역할도 맡기 때문에 서울시 3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들이 선호하는 자리로 꼽힌다. 이에 통상 서울시 간부가 전보 방식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본청 인사적체를 해소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3급 이상 고위직이 부구청장으로 발령나면 그만큼 후배들의 승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위로는 구청장을 보좌하고, 아래로는 자치구 공무원을 관리하는 막중한 자리지만 생각보다 부담이 적다는 평도 나온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부구청장이 너무 튀는 것도 보기 안좋다. 1인자(구청장)보다 돋보이는 2인자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부구청장이 최고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부담은 내리고 차분하게 주어진 역할만 하면 돼 노리는 사람들이 언제나 많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부구청장 인사는 본청 승진 인사 못지않게 관심의 대상이다. 구청장 입장에서도 능력이 뛰어나고 리더십이 검증된 인사를 선점하기 위한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주목도는 낮고 업무는 힘든 일부 자치구에서는 부구청장 인사를 당사자가 거부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서울시는 부구청장 전보 대상에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12일까지 선별을 완료한 후 19일 인사에 맞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그동안 무능하거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인사가 부구청장으로 발령 후 해당 자치구에서 문제가 된 사례도 있어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부구청장 전보 대상에 폭언으로 유명한 고위급이 포함됐다는 소문이 있다.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인사가 이뤄지면 해당 자치구에도 상당한 피해가 될 수 있고 본청에서 논란이 된 인사들의 도피처로 인식될 수 있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