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 초선 의원 61명은 26일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설치에 반대한 일부 총경급 경찰서장들이 집단행동을 벌이자 "문재인 정부 하의 경찰이 얼마나 권력에 도취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경찰 지휘부가 모임 자제와 법에 근거해 해산을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법을 어기며 항명을 강행한 무모함에 우려를 넘어 두려움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성명서에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 63명 가운데 61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름을 올리지 않은 의원은 김웅 의원과 정찬민 의원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모임에서 박대수(왼쪽부터), 유상범, 김영식, 최형두, 이종성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07.11 kilroy023@newspim.com |
초선 의원들은 "국민들은 고물가, 고금리에 허리가 휘어지며 지능화 되어가는 각종 범죄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지역 경찰 지휘부가 스스로 자기 치안 지역을 벗어난 치안 공백을 자초한 것을 국민들께 사죄해야 마땅하다"라며 "또한 이토록 이기적 행태를 일삼고 있는 일부 정치경찰들은 지금도 민생 현장에서 국민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계시는 13만 경찰분들의 희생과 노고에 먹칠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경찰 지도부의 경찰국 설치 반대 주장을 보면 그동안 문재인 정부 하의 경찰이 얼마나 권력에 도취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며 "민주 법치국가의 근간인 '견제의 원리'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또 "경찰국이 수행할 업무는 정부조직법에 근거한, 경찰 행정을 지원하고 치안 사무를 관장하는 것"이라며 "경찰 관련 주요 정책과 법령의 국무회의 상정,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 임용제청, 자치경찰 지원 등 일반 행정 업무를 지원하고 지휘 사항은 구체적인 '지휘규칙'을 통해 수행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즉, 경찰청이 소속된 행정안전부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민주적 통제 차원에서 당연히 수행해야 하는 업무임에도 불구, 일부 극단적 정치경찰은 문재인 정부에서 이어져 온 '권력 독점'에 취해 최소한의 행정적 감독도 거부하고 있다"며 "민주 법치국가에서 견제를 받지 않은 거대 공권력은 그 자체로 폭력 아닌가. 대한민국 경찰을 정치경찰, 권력경찰, 폭력경찰로 만들고자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드루킹 댓글 조작,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등 지난 문재인 정권 하에서 자행된 정치 수사, 뒷북 수사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경찰은 이제라도 민주적 견제의 원리에 따라 국민적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정치경찰로서 권력을 탐하는 시간은 이제 끝이 났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불법집단행동에 대해 사죄하고 더 이상의 여론 호도와 위법 행위를 멈출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지금이라도 '정치경찰' 행태를 멈추고 무더위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민생 현장을 지키고 있는 다수의 선량한 '민생경찰' 옆으로 돌아가라"라고 촉구했다.
다만 일부에서 이같은 성명서를 내는 것이 맞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찰국 설치를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성명서는 괜찮을 것 같지만, 과연 국회의원들이 경찰들을 향해 꾸짖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맞나라는 의문이 든다"라고 전했다.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김 의원은 아직까지 경찰국 설치에 대해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지난해 1호 법안으로 경찰의 정보 수집 업무를 '국가안전정보처'로 이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가안전정보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발의한 바 있다.
이는 경찰의 정보 수집 능력을 억제해 인권 침해 논란을 줄이자는 취지다. 전국 3000~4000명 정도의 정보경찰관을 대폭 조정해 국무총리실 산하 별도 조직으로 분리해 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관계자는 "김 의원은 '경찰국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지점은 아니다'라는 신중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내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차분히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