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윤 박우진 기자 = 중부지방에 역대급 폭우가 쏟아지면서 전날인 지난 8일 오후 지옥의 퇴근길을 겪지 않기 위해 서울 시내 직장인들의 귀갓길도 빨라지고 있다.
9일 오후 3~4시경 서대문역 근처 오피스 타운과 노원구 일대는 도로나 가게들이 강남보다 비교적 폭우 피해를 덜 입어 정돈된 모습이었다. 다만 곳곳에 바닥이 패여 있거나 비를 맞은 쓰레기 더미가 보였다.
광화문으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 이모(34) 씨는 "어제 그렇게 비가 많이 올지 모르고 저녁 약속을 나갔다가 자정이 넘어서 집에 도착했다"며 "아침 출근길엔 도로 곳곳에 물웅덩이와 아스팔트도 파여 있어서 천천히 달리는 바람에 평소보다 시간이 배로 걸렸다"고 토로했다.
그는 "비오는 퇴근길은 어두워서 도로도 잘 안보일 텐데, 회사에서도 오늘은 일찍 들어가라는 분위기여서 빠르게 업무를 마무리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서울과 인천, 경기 북부 등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2.08.08 kimkim@newspim.com |
서대문역 근처서 만난 직장인 김모(36) 씨는 "노량진에 사는데 어제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천장에서 물이 샜는데 출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양동이만 받쳐놓고 나왔다"면서 "하루 종일 집이 어떻게 됐을지 너무 걱정이라 빨리 들어가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직장인인 김모(39) 씨는 "점심시간에 이동하면서 역 안에서 고인 빗물에 크게 미끄러졌다"며 "퇴근길에 사람들 몰려들면 또 넘어질까 무서워 덜 붐빌 때 퇴근하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서대문역 인근에서는 일찌감치 장사를 마치고 점포 정리를 하는 이들도 있었다.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주인장은 "직장인들 상대로 장사를 해서 보통 6~7시 퇴근시간 까지는 열고 있는데, 집이 멀기도 하고 거리에 사람도 많이 없어서 오늘은 일찍 닫고 들어가려고 한다"며 "몇 잔 더 팔자고 열고 있었다가 봉변당할까 싶다"고 푸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의 한 편의점에 침수로 인한 영업중단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2.08.09 pangbin@newspim.com |
노원에서 만난 직장인 오모(36) 씨는 "집이 부천 쪽이어서 1호선 타고 퇴근하는데 어제 조금만 늦었으면 지하철을 못 탈 뻔했다"며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 취소했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서모(30) 씨는 "어제 집 근처 인도랑 차도에 물이 차올랐다"며 "오늘 일이 많아서 야근할 것 같았는데 어제 길이 침수되고 지하철이 끊겨 그런지 회사에서 재택으로 일을 처리하라고 했다"면서 서둘러 지하철역으로 이동했다.
서울의 강수량 기록을 갈아치운 제2 정체전선(장마전선)이 오는 11일까지 수도권과 충청권에 최대 350mm 이상의 비를 더 뿌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시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오는 1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충청권, 경북북서내륙, 전북북부에 100~300mm이며 경기남부와 강원내륙산지, 충청북부 일부 지역에는 350mm 이상이다.
기상청은 "10일 아침까지 수도권과 강원영서를 중심으로 강한 비를 뿌린 뒤 10일 낮부터 정체전선이 남하해 충청과 전북 지역에 영향을 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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