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공공연구노조가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반기를 들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23일 오전 11시 세종시 기획재정부 남문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철회를 촉구했다.
공고연구노조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 직후 연구현장을 방문한 공식석상에서 과학기술이 경제의 핵심이고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취임 100일을 맞은 윤 정부의 공공연구기관을 대하는 태도는 거의 돌변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23일 오전 11시 세종시 기획재정부 남문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철회를 촉구했다. [자료=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2022.08.23 biggerthanseoul@newspim.com |
앞서 지난달 29일 기획재정부는 '새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노조측은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을 연구개발목적기관으로 분류했으나 여전히 공공기관운영법의 적용을 받으며,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라야 한다는 점을 알렸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공공연구기관은 이른바 '5대 분야'인 ▲기능(통폐합, 민영화) ▲조직·인력(슬림화, 축소) ▲예산(경상비 삭감, 직무급제 도입) ▲자산(매각) ▲복지제도(폐지 또는 축소)와 관련해 혁신추진방안을 이달 중에 주무부처에 제출해야 한다.
노조측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하고 판단해도 쉽지 않은 사안을 불과 3주 정도의 시간을 주며 제출하라 다그치는 바람에 지금 연구현장은 적잖은 혼란에 빠졌다"며 "수행해야 할 연구과제는 늘어나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한 연구현장의 애로사항은 아랑곳 않고 정원을 줄이라고 목표치를 내려 보내는 식이면 대체 어쩌란 말이냐"고 말했다.
노조는 이어 "기재부는 그동안 각 기관의 경상운영비를 삭감에 삭감을 거듭해 도저히 더 줄일 수 없는 상황에 수렴되고 있는데도 또 다시 무조건 10% 감축 목표만 던지며 기관들을 윽박지르다시피 하고 있다"며 "정부의 임금인상 통제하에서 열악한 복지제도의 숨통을 터준 복지포인트마저 뺏어가겠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며 복지제도에 대한 노사합의와 단체협약 등은 아예 안중에도 없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윤석열 정부가 획일적인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공공연구기관에 강요한다면 과거의 패착을 되풀이하는 백해무익한 행태"라며 "모든 공공연구기관을 대상으로 '혁신'의 이름으로 정부와 관료의 통제와 지배를 강화하려다간 오히려 연구현장을 자괴감과 무기력에 빠뜨려 매우 역기능적인 공공연구기관 운영의 사례를 남기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연구현장을 파괴하는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혁신가이드라인을 즉각 철회하라"며 "명목뿐인 '연구개발목적기관'의 실효성을 보장하는 법개정을 서둘러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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