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가 더 벌어지며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두 나라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기준금리를 올리면 원/달러 환율이 1400원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시장에서는 현재 0.25%포인트 차이가 나는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는 앞으로 더 벌어진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한국보다 빠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은 한국은행이 오는 25일 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1명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했다. 한국 기준금리가 연 2.25%에서 2.5%로 오른다고 예측한 것.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원·달러환율이 장중 연고점을 경신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지수가 보이고 있다. 2022.08.23 yooksa@newspim.com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오는 9월 20일부터 이틀 동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금리 인상을 논의한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9월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현재 연 2.25~2.5%인 미국 금리가 3~3.25%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전망대로 금리가 조정되면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이는 0.5~0.75%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이렇게 되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달러화 강세 및 원화 약세 흐름이 길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은 올해를 제외하면 과거 3차례였다. 1999년 6월부터 2001년 3월(1기)까지, 2005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지(2기),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3기) 등이다. 이중 지금과 상황이 유사한 1기와 3기 때 환율이 10% 넘게 올랐다. 반면 원/달러 환율이 떨어진 2기 때는 위안화 강세 및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 등 지금과 상황이 달랐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350원을 넘어 1400원까지 갈 수 있다"며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올리겠지만 미국보다는 (금리가) 낮은 수준일 것이기 때문에 연말에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가속화가 지속된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달러화 강세, 원화 약세로 오는 4분기 원/달러 환율 상단은 1380원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환 당국은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 안정을 위해 지난 6월 13일 이후 처음으로 구두 개입에 나섰다. 외환 당국은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과정에서 역외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요인이 있는지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1341.8원에 거래를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외환 당국 구두 개입 후 1337.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곧 상승해 전날 종가(1339.8원)보다 5.7원 오른 134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고점 경신으로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4월 28일(1356.8원) 이후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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