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자동차 도어 부품 제조·판매사인 피에이치에이(옛 평화정공)가 협력사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혐의로 과징금 제재와 함께 고발 조치를 받게 됐다. 완성차 업체의 1차 협력사인 피에이치에이는 공정당국으로부터 최초로 기술자료 반환과 폐기 명령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협력사의 기술을 유용하고 자료 요구서 교부 의무를 위반한 피에이치에이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0억88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핌 DB] 2021.11.12 jsh@newspim.com |
공정위에 따르면 피에이치에이는 2019년 6월 회생절차 중이던 A협력사에 기술 도면을 포함한 자산 인수를 제안했으나 비용이 늘자 그해 말부터 다음해까지 A사의 기술자료를 4차례 유용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피에이치에이는 2019년 12월 A사 퇴직자가 설립한 업체이자 A사의 도면을 갖고 있던 B업체에 A사 도면과 동일한 도면 19건을 제작하게 하고 이를 C협력사에 제공해 '이원화 금형(금속으로 만든 거푸집)' 개발에 사용했다. 또 보유 중이던 A사 도면 41건을 로고 삭제 등 수정 작업을 통해 자사 도면으로 등록했다.
2020년 6월에는 B사가 제작한 도면과 자신들이 보유한 A사 도면을 비교하기 위해 C사에 A사 도면 23건을 제공했다. 같은 해 8월부터는 피에이치에이 소유로 등록된 도면 39건을 C사에 제공해 부품을 제작·납품하도록 하게 했다. 일부 품목은 현재까지도 납품되고 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피에이치에이는 2016년 9월부터 2021년 2월까지 A사를 포함한 5개 협력사에 설계도면 등 164건의 기술자료를 요구하면서 비밀유지 등을 기재한 서면을 제공하지 않았다. C사에 이원화 금형 제조를 맡기면서도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다. 이는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피에이치에이에 협력사의 동의를 얻지 않는 한 30일 이내에 기술자료를 협력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하라는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는 기술자료 유용 사건에서 처음으로 취해지는 조치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 처리와 관련해 "공정위 기술심사자문단 자동차 분과 전문가와 협력해 기술 분석을 실시함으로써 전문성을 제고하는 데 만전을 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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