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해 공직선거법을 어긴 경우 일반인과 달리 공소시효를 선거일 후 10년으로 정한 현행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일반인의 선거법 위반 공소시효는 선거일 후 6개월로, 20배에 달하는 기간이다.
헌재는 공직선거법 제 268조 3항 등이 평등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반하고 공무원의 정치적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내용의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 2022.07.12 mironj19@newspim.com |
이번 사건의 청구인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일한 허현준 전 행정관이다. 허 전 행정관은 2014∼2016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압박해 친정부 성향의 보수단체들에 수십억원을 지원하게 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헌재는 "(공직선거법상) '지위를 이용하여'란 공무원이 공무원 개인 자격으로서가 아니라 공무원의 지위와 결부돼 선거운동의 기획행위를 하는 것을 뜻한다"며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해 범한 공직선거법 위반죄는 선거의 공정성을 중대하게 저해하고 공권력에 의해 조직적으로 은폐돼 단기간에 밝혀지기 어려울 수도 있어 단기 공소시효에 의할 경우 처벌 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며 "선거일 후 10년으로 공소시효를 정한 입법자의 판단은 합리적"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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