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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절벽에 아파트 경매건수 2배 급증...금리 압박에 매물 쌓인다

기사등록 : 2022-09-1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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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서울 아파트 경매건수 84건으로 연중 최대
거래침체에 금리인상 압박까지...물량 증가 불가피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주택시장에서 집값 하락과 거래량 감소가 본격화되자 경매시장으로 내몰린 아파트가 크게 늘고 있다.

일반 거래시장에서 담보물권의 처분이 어렵게 되자 경매시장을 통해 채권 회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수심리가 바닥인 상황에서 대출금리까지 치솟아 경매시장의 매물 확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아파트 경매건수, 연초대비 2배 늘어

15일 대법원 경매정보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지역 아파트 경매건수는 84건으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 40건에 불과했던 경매건수와 비교하면 2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2월에는 46건, 3월 71건, 4월 48건이 경매시장에 나왔다. 지난 7월에는 경매건수 68건을 나타냈다.

일반 주택시장의 거래 침체가 경매건수 확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채무자가 빌린 돈을 갚기 위해 담보물권을 시장에 매도하려 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채권자는 채무자가 대출상환을 제대로 못하면 근저당권, 저당권 등 담보권 실행을 위해 임의경매에 나설 수 있다. 경매된 낙찰대금으로 빌려준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주택거래 시장은 역대급 거래절벽 상태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전체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440건으로 작년 같은기간(4064건) 거래량의 10%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연중 최저치이자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월별 역대 최저 거래량이다.

주택 매수심리 또한 바닥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첫 째주(8월 29일 기준) 주간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1.8로 전주(82.9) 대비 1.1%p(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9년 7월 1주(80.3)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 대출금리 최대 7%대 육박...임의경매 건수 더 늘어난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아 경매에 붙여질 매물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2.50%로 올라선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올해 남은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두 차례 모두 금리를 인상하면 올해 말 기준금리는 3.00%로 올라선다. 미국 기준금리가 올해 4%대 진입이 예상되는 만큼 한국은행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도 불가피하다.

이달 초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1~6.5%다. 이는 지난해 말(3.6~4.9%)과 비교해 금리 상단이 1.5%p(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예컨대 5억원 대출자가 대출금리 7%를 적용받으면 월 원리금 상환액이 300만원이 넘는다. 현금이 충분치 않은 집주인은 대출 상환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대기 수요자도 당장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매입 시기를 늦추는 분위기가 짙어졌다. 강남권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지난달 서초구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67.0%, 송파구는 89.8%를 기록했다. 강남구는 99.4%로 낙찰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경매건수 11건 중 주인은 찾은 건수는 3건에 불과할 정도로 유찰이 많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현재 경매물건이 늘어난 이유는 기존 주택시장의 거래침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주택매수 심리가 더 악화되고 있고 기준금리까지 치솟아 경매건수 증가 속도가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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