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방산이 핵심사업인 한화그룹이 2조원대 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을 인수하면서 달라질 조선업계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산기업인 한화그룹의 조선업 진출은 처음이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크게 상선부문과 잠수함과 해양구조물 등을 만드는 해양 및 특수선 부문으로 나뉜다. 상선부문이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한다. 반면 잠수함이 포함된 특수선 부문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
올해 대우조선의 컨테이너선과 LNG운반선 등을 건조하는 상선부문이 전체 매출의 88%인 2조1364억원을 올렸다. 해양 및 특수선 부문 비중은 12.7%인 308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우조선의 매출 4조4866억원 가운데 특수선 부문은 16.5%인 7397억원이었다.
한화그룹이 당초 잠수함 등이 포함된 특수선 부문만 인수하려 했던 점도 이 때문이다. 대우조선 상선부문은 지난해 1조7547억원, 올 상반기 영업손실 5696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총부채가 10조원을 넘고 부채비율은 676%나 된다.
[서울=뉴스핌] 대우조선해양 거제 조선소 [사진=뉴스핌DB] |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방산부문 즉 조선소에서 군함 등 특수선을 짓는 사업부문이 전체 매출의 5~10%에 불과하다"며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한 것은 방산 강화 효과도 있지만 조선업 진출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방산기업인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의 상선부문 사업을 잘 운영할 수 있을까. 조선업계는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이 산업은행이라는 은행권, 즉 정부 체제에서 벗어나 민영화되면서 성장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또 한화는 그동안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워온 저력이 있어 노하우를 발휘하면 대우조선도 충분히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한화그룹이 인수한 기업들은 잘 성장했다"며 "대우조선 역시 정부 체제에서 벗어나 경쟁사와 같이 커가는 조선사로 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향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의 정상화 시기에 따라 상선부문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우조선은 향후 3년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최근 조선업황이 나쁘지 않아 수주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화가 조선업황 회복 여부와 시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향후 삼성그룹이 '계륵'으로 여기는 삼성중공업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조선업계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과거 삼성과 한화는 방산과 화학사업 '빅딜'을 체결한 바 있다.
문제는 한화그룹의 재무부담이다. 앞으로 조선업이 한화그룹 포트폴리오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점은 사업 및 재무 안정성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사는 한화그룹에 대해 "조선업은 최근 업황 회복 국면에 진입했으나 대외여건의 불확실성과 장기 불황에 따른 실적 부진 등을 고려하면 인수 이후에도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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