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와 12개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가 지난 5년간 받지 못한 이행강제금이 7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징수율은 35%에 그쳤다. 정부가 부과하는 이행강제금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이행강제금은 근로자 구제명령(부당해고, 정직 등)을 따르지 않은 사업체에 대해 정부(중노위, 지노위)가 부과하는 일종의 벌금이다. 사용자가 이행하지 않으면 2년 동안 총 4번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다.
노동위에서 강제금 부과통지서를 보낸 후 15일 내에 납부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국세(세금)의 체납처분에 따라 강제 징수할 수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이 1일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5년 8개월간 사업주로부터 받지 못한 이행강제금은 702억3700만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징수율은 35.3%로, 사업체 3곳 중 한 곳은 정부가 부과한 이행강제금을 묵과했다는 의미다.
특히 문재인 정부 5년간(2017~2021년) 받지 못한 이행강제금은 556억7600만원, 징수율은 37%에 그쳐 준사법적 기관의 행정명령이 사실상 무의미했다.
[자료=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실] 2022.10.04 jsh@newspim.com |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중노위와 각 지노위에서 부과한 이행강제금 총액은 171억2400만원으로, 이중 총 수납액은 59억4300만원에 불과했다. 총 미납액은 111억8100만원에 이른다. 총 징수율은 34.7%에 그쳤다.
또 2018년 중노위와 각 지노위가 부과한 이행강제금 총액 156억2000만원 중 총 수납액은 49억5100만원에 불과하다. 총 미납액은 106억6900만원으로 총 징수률은 31.7%에 불과하다.
2019년도 상황은 비슷하다. 168억8200만원의 이행강제금 중 총 수납액은 57억5600만원에 불과하다. 총 미납액은 111억2600만원으로 총 징수율은 34.1%에 그쳤다.
2020년은 위원회별 수납액이 전반적으로 늘었지만, 총 징수율은 절반에 못미쳤다. 2020년 부과액 185억8300만원 중 총 수납액은 81억2200만원, 총 미납액은 104억6100만원으로 총 징수율은 43.7%를 나타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대수 미래통합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0.08.20 leehs@newspim.com |
총 이행강제금이 200억원을 넘긴 지난해에도 총 징수율은 40%를 살짝 넘는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총 부과액은 211억2500만원에 달하지만, 총 수납액은 88억8700만원에 불과하다. 총 미납액은 122억3900만원으로 총 징수율은 42.1%에 그친다.
올해 8월까지 이행강제금 실적은 참담한 수준이다. 이행강제금 총 195억2500만원 중 실제 징수한 금액은 49억6400만원에 불과하다. 총 미납액은 145억6100만원에 이른다. 총 징수율은 25.4%로, 30%에도 못미친다.
박대수 의원은 "준사법적 기관인 행정관청의 명령에도 버티기로 일관하는 사업주가 상당하다" 며 "당국은 절박한 노동자 구제를 위해 더 강력한 행정절차를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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