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하락에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두 달 간 네이버와 카카오는 다섯 번째 신저가를 갈아치우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증권가는 네이버의 대규모 기업인수‧합병(M&A)과 카카오의 성장둔화 등의 이유로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2.10.05 ymh7536@newspim.com |
◆ 속절 없이 무너진 국민株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장중 네이버는 최저 16만6500원까지 떨어지며 이틀 연속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전날 네이버는 8.79%나 떨어진 17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카카오 역시 장중 5만 5000원까지 1%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현재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전일 대비 2.50% 오른 5만7300원에 거래 중이다. 카카오는 지난 26일 장중 5만원대로 떨어진 이후 6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는 M&A가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무너졌다. 네이버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패션 중고 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16억달러(약 2조3441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이는 네이버는 물론 국내 인터넷·포털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 딜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네이버 주가가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고,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와중에도 중고 거래를 통한 미국 시장 진출에 통 큰 베팅을 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긍정적 분석도 있지만, 대체로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한다고 판단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수 발표 전일 기준 포쉬마크의 시가총액은 12억2000만 달러로 총 인수가격은 약 31%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수준"이라면서 "포쉬마크의 주가는 2021년 1월 상장 첫날 83달러에서 엔데믹 이후 매출 성장 둔화, 적자 확대 등의 이유로 15.6달러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인수가의 적정성은 결국 인수 이후 경영 개선과 네이버와의 시너지 규모에 따라 판단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네이버의 포쉬마크 취득금액은 2조 3441억원이다. 자기자본의 9.76% 규모다. 네이버는 포쉬마크의 순기업 가치를 주당 17.9 달러, 순기업가치 12억 달러(약 1조 7000억원)로 평가했다.
외국계 증권사들의 부정적인 보고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포쉬마크 인수 공시 이전에 나온 보고서지만, 포쉬마크 인수금액 논란과 겹치면서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네이버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매도'로 내렸다. 목표주가는 기존 32만 8000원에서 17만원으로 48.2% 하향 조정했다. JP모건도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기존 27만원에서 2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네이버‧카카오, 금리 인상에 성장성 급격히 떨어져
카카오 역시 글로벌 긴축에 따른 성장주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주가 맥없이 주저앉고 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하고 연말 최종금리 전망을 인상하면서 성장주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성장주로 불리는 카카오의 미래 가치를 현재로 환산해 평가하는데, 금리 인상기에는 주가가 크게 출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5년간(2017년~2021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이 32.8%에 달해 가파른 외형성장을 증명했다. 카카오는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에 집중해 영업이익 성장률은 37.7%에 그쳤다.
증권가는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의 반등이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공격적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가는 성장주 주가가 더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종목에 대한 목표주가는 조정을 받고 있다. 현재 네이버에 대한 국내 20개 증권사가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컨센서스)는 이달 들어 38만 6000원에서 36만원으로 떨어졌다. 카카오는 11만 400원에서 10만 8650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가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며 "네이버를 포함한 글로벌 빅테크의 밸류에이션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낮아졌지만 매크로 환경을 감안하면 소위 성장주로 분류되는 네이버의 의미 있는 주가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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