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며 두번째 빅스텝을 밟았다. 이에 따라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다시 열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통방)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3.0%로 0.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3%대는 2012년 10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7월 사상 첫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통방이 열리지 않은 지난 6월과 9월을 제외하면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5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 확대를 우려한 한은이 두번째 빅스텝을 밟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금리를 빠르게 올렸다. 현재 미국 정책금리는 연 3.0~3.25%로 한국 기준금리보다 높다.
더욱이 연준은 오는 11월과 12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대폭 끌어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은이 과감하게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한·미 간 금리는 더 벌어지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월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2022.10.12 ace@newspim.com |
한·미 간 금리가 벌어질수록 국내에 투자된 외국 자본이 유출되고 원/달러 환율도 오른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리며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도 밀어올린다. 한·미 간 금리 차 확대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파이터로 나선 한은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국내 고(高)물가 상황도 한은이 두번째 빅스텝을 단행하게 한 요인이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6%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5%대 물가 상승률은 한은 물가 안정 목표치(2%)를 크게 웃돈다.
국제 유가와 곡물가 등 공급 측 변수를 제거하고 수요 압력에 의한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지난 9월 4.1%를 기록했다. 지난 7월 3.9%, 8월 4.0%에 이어 근원물가 오름세가 이어졌다. 소비자가 1년 뒤 예상하는 물가 수준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9월 4.2%를 기록했다. 한은은 고물가 상황이 고착되지 않도록 국내 경기 둔화를 감내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먼저 잡아야 한다는 기조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채권전략 연구원은 "한은 기준금리 인상 논의는 크게 내부 요인인 물가와 외부 요인인 미국과의 일정한 금리 차, 환율 가치 방어 등으로 이뤄진다"며 "세가지 요인 모두 빅스텝 가능성을 높인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채권전략 연구원 또한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으며 미국 긴축 속도가 가팔라지는 것을 감안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올렸다"고 했다.
이날 한은 두번째 빅스텝은 시장 다수 예상에 부합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9명이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오전 11시10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배경과 만장일치 여부 등 금통위에서 논의한 내용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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