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 예상을 웃돈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시장이 패닉에 빠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CPI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 끈적끈적한(sticky) 항목인 주거비와 의료비가 올랐다는 데 주목했다.
에너지 가격도 10월 들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6월 기록했던 정점인 9%를 다시 웃돌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의 '인플레 파이팅' 없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힘들 것이라는 데 대체로 동의했으며, 10월에도 다시 한번 '업사이드 서프라이즈'가 연출될 경우 연준이 오는 12월에도 5차례 연속으로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9월 CPI 발표 후 S&P500지수 선물, 자료=블룸버그] 2022.10.13 koinwon@newspim.com |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계속되면 미 국채 금리와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며 이미 6월 신저점도 뚫으며 올해 최저를 갈아치운 미 증시가 더한 바닥을 보게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이날 CPI 발표 전 1.3% 가량 오르던 S&P500 선물은 발표 후 일시 2% 넘게 낙폭을 확대했으며, 1만9000달러를 상회하던 비트코인 가격도 4%대 급락하며 1만8000달러대로 추락했다.
반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준의 긴축 강화 전망에 급등하며 장중 일시 4%를 돌파했다. 달러도 엔화 대비 상승폭을 올리며 장중 1달러당 147.45엔으로 24년 만에 신고점을 갈아치웠다.
다음은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9월 CPI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미국의 CPI 추이(2020~2022.9월), 자료=미 노동부, CNBC 재인용] 2022.10.13 koinwon@newspim.com koinwon@newspim.com |
◆ 시마 사 수석 글로벌 투자 전략가(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
"11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이하로 인상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이제 시장에 없을 것. 다음 달에도 이 같은 업사이드 서프라이즈가 연출되면, 12월 연준이 5회 연속 0.7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서며 올해 안에 기준금리가 연준의 전망치 상단도 웃돌게 될 것"
"CPI 구성 중 가장 끈적한 주거와 의료비 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이 극도로 완고하고 연준 파이팅 없이 내려가지 않을 것이란 점을 보여줬다"
◆ 스티브 치아바론 포트폴리오 매니저(페더레이티드 에르메스)
"9월 CPI는 올해 끝나기 전에 헤드라인 CPI가 신고점 찍을 가능성 보여줘...12월 국제유가가 90달러 중반으로 다시 올라서면 헤드라인 CPI 상승률이 6월 정점 9.1%도 넘어설 수도"
"CPI 구성 요소 중 서비스 가격 급등 우려돼...주거비와 임금이 서비스 항목의 많은 부분 차지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에서 잘 내려가지 않는 가장 끈적한 요소"
◆프리야 미스라 금리 전략 헤드(TD증권)
"9월 CPI 발표 전 이번 금리 인상기의 최종금리(terminal rate)로 4.6%를 반영하던 시장은 이제 4.7%로 반영하기 시작. 여기서 더 올라갈 수도 있어. 우리가 보는 최종 금리는 5%(실효금리 4.83%).
◆오스카 무노즈 전략가(TD증권)
"이날의 결과가 연준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고 보진 않아...11월에도 75bp 인상을 이어갈 것이며 12월에도 75bp 인상 가능성 높여"
"다만 우리는 올해 연준이 금리를 많이 올렸고 이로 인한 금융안정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제약적 정책 영역으로 들어설수록 덜 매파적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12월 인상폭은 50bp로 예상"
◆ 세스 카펜터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모간스탠리)
"경제 전망을 하는 사람이 겸손해져야 하는 순간이 있다면 바로 지금.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시기. 근원 인플레이션 하락은 우리의 기대보다 훨씬 오래 걸리고 있어"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