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제도적 대응을 강조함에 따라 카카오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가 강화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소관 법률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라 독과점적 시장구조를 개선하는 정책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다만 법률상 독과점 기업의 출현 자체를 막기는 어렵고, 이들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독과점적 시장구조를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장지배적사업자(독과점 사업자)의 지위남용 금지가 대표적이다.
◆ 카톡 가입자 기준으로 보면 카카오는 '독과점'
공정거래법은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 이하 사업자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75% 이상(10% 미만인 사업자는 제외)이면 시장지배적사업자로 본다.
카카오톡은 무료 서비스이지만 공정거래법상 독과점 남용을 판단하는데 있어 서비스의 유·무료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게 공정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카카오톡 오류 화면 2022.10.17 dream78@newspim.com |
온라인 플랫폼 업체가 무료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추가적인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독과점 사업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독과점의 기준은 기관별·산업별로 다를 수 있는데, 공정위는 '1개 사업자 50%, 3개 이하 사업자 75%'를 적용해 독과점 사업자를 정하고 이들이 경쟁사업자에 대해 부당한 행위를 할 경우 제재를 하게 된다.
통신서비스의 경우 대개 이용자 수를 기준으로 독과점 여부를 판단하는데,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톡 가입자 비중으로 볼 때 독과점 사업자에 해당한다고 공정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스마트폰을 보유한 국민 대부분이 카카오톡에 가입한 상황인 만큼 독과점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해 "독과점 사업자 이슈가 맞다"고도 했다.
◆ 문어발식 사업 확장…독과점 감시 강화 수순
대한민국 혁신기업의 상징으로 통하던 카카오는 미운털이 박힌 지 오래다. 손을 대지 않은 업종이 없을 정도로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이어가던 카카오의 질주에 브레이크가 걸릴 일만 남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를 계기로 소비자,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치권, 규제당국까지 전부 나서 '카카오 공화국' 건설에 반기를 들었다.
[서울=뉴스핌] 16일 새벽 화재가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판교캠퍼스 A동 데이터센터에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15일 오후 이 건물 지하에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톡등 카카오 주요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2022.10.16 photo@newspim.com |
카카오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앞세워 택시호출, 대리운전, 꽃 배달, 미용실 예약 등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주 영역까지 손을 뻗쳤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이번 '먹통' 사태가 쐐기를 박았다.
공정위는 앞으로 독과점 사업자인 카카오의 불공정행위를 더욱 철저히 감시하고 법 위반에 대해서는 엄중히 제재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앞서 지난 4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 가맹 택시(카카오T블루)에 콜을 몰아줬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플랫폼 모빌리티 시장의 1위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지배적지위를 남용해 자사 서비스를 우대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번 사태로 카카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진 가운데 이 사건에 대한 공정위 전원회의 결과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행 법 체계 하에서 독과점 사업자의 불공정행위를 더욱 꼼꼼히 들여다보는 것이 공정위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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