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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재난] 붕괴된 신뢰, 대체재 급부상...플랫폼 지각변동 가능성

기사등록 : 2022-10-1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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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서비스, 50시간 넘도록 완전 복구 실패
증권가, 화재 사고로 일매출 150억원 이상 피해 추산
약화된 카카오톡 락인 효과, 서비스 안정화 및 피해 보상 유무가 관건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박두호 인턴기자 = 카카오가 화재사고 발생 이후 50시간이 넘도록 서비스 완전 복구에 실패하자 카카오 플랫폼에서 이탈하는 엑소더스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카카오 플랫폼 기반 비투비(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과 기업 사이 거래) 파트너들의 이탈이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17일 집계한 실시간 마켓별 순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3분을 기준으로 국내 구글플레이 상위 톱4에는 ▲ 라인 ▲ 티맵 ▲ 네이버 지도 ▲ 우티가 이름을 올렸다. 앱스토어는 상위 톱4에 ▲ 라인 ▲ 네이버 지도 ▲ 우티 ▲ 전국 스마트 버스가 올랐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간 활성 이용자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SK주식회사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카카오톡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한 이후 이용자수는 계속 우상향하고 있다"며 "일시적이나 카카오 플랫폼 서비스의 락인 효과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로 이용자들의 카카오에 대한 신뢰가 깨진 만큼 이러한 추세가 길어지면 카카오 서비스를 이탈해 다른 플랫폼사의 서비스를 활용하는 일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전문가들 "최장기 서비스 먹통은 분명한 악재"

전문가들은 카카오 서비스의 최장기 먹통 사태가 플랫폼 생태계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 카카오의 주가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5.93% 감소한 4만8350원에 마감해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돈이 증발하는 악재를 맞았다.

우선 증권가는 이번 사태가 영구적 이용자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카카오를 둘러싼 각종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락인 효과 감소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봤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이번 일로 카카오를 둘러싼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아직 정확한 규모를 예측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나 카카오의 대부분 서비스가 멈췄다는 점에서 카카오 국내 사업의 일매출인 150억원 이상이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번 이슈로 카카오톡의 유저 이탈, 카카오택시·대리운전·선물하기·광고 등 각종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매출 감소, 카카오게임즈·멜론·페이 등을 비롯한 카카오톡 기반 각종 게임과 서비스의 매출 감소, 카카오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영향으로 카카오 그룹주가 급락한 가운데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카카오(위부터),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5.93% 떨어진 4만8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뱅크(-5.14%), 카카오페이(-4.16%), 카카오게임즈(-2.22%) 등 카카오 계열사 모두 급락했다. 반면 데이터센터 화재 뒤 신속하게 서비스를 복구한 네이버는 0.91% 상승한 16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2.10.17 mironj19@newspim.com

반면 플랫폼 관련 연구기관들은 이번 사태로 인한 지각변동이 가능성에 주목했다. 카카오톡 월간 활성사용자수가 올해 초 기준으로 4743만 명에 달해 공공재적 성격이 커 독과점 이슈는 피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카카오가 지난 10여 년간 크고 작은 서비스 장애를 지속해서 일으켰음에도 별다른 개선 없이 문어발식 확장에만 치중해 스스로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원소연 한국행정연구원 규제연구센터 소장은 이에 대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해 카카오만을 문제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규제는 예를 들어 카카오와 가맹점과의 관계 등 플랫폼 사업의 공정성 측면에서만 고려해야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 영향력으로 인해 길 안내나 결제, 대리호출 등의 서비스까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에 카카오의 플랫폼에 사업에는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플랫폼 사업은 소비자가 개별적으로 선택을 하는 것인 만큼 이용자가 많을수록 기업 규모가 커진다. 현재까지는 카카오 서비스가 연동이 많이 되어 있고, 이용자가 쓰기 편하기 때문에 많은 확장이 가능했던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인해 이용자들이 카카오를 대체할 다른 서비스로 옮겨가는 것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관건은 서비스 완전 정상화 및 안정화, 피해 보상 정책

카카오와 비투비 사업에서 협력하는 파트너사들의 이탈도 카카오 플랫폼의 독점력을 약화시킬 것을 보인다. 실제 배달 플랫폼사들은 지난 주말 카카오맵 및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로 업무가 마비되자 곧바로 네이버 지도와 라인 등의 대체제로 옮겨 배달 서비스를 정상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에 성명을 내고 "톡채널만 이용해 예약을 받았던 소상공인은 서비스가 마비돼 예약 내역을 전혀 확인할 수 없어 소비자와의 신뢰에 금이 갔다"며 정확한 피해 규모 산정을 위해 '카카오 피해 접수센터' 운영에 나선 상황이다.

카카오는 전날(16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피해 보상 정책을 수립하는 '보상대책소위원회'를 구성했다. 아울러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 센터장은 "관계 당국의 우려를 어느 때보다 무겁게 받아들이며 조사와 요청에 성실하게 협조하고, 강도 높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분들을 위한 보상 정책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피해 보상 문제는 카카오의 플랫폼 영향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SK주식회사 C&C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된 참고인으로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의 국정감사 출석을 요구하고, 넷플릭스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위반 사항을 들여다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배민라이더스. [사진=우아한형제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플랫폼 기업의 특징은 브리징(연결)이다. 한 플랫폼이 다른 플랫폼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카톡이 카뱅, 카카오택시로 연결된다. 이는 플랫폼 기업의 특징"이라며 "대기업에 납품하는 회사는 다른 회사에 납품하지 못하지만 플랫폼 기업에서는 카카오에 납품하다가 네이버로 언제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카카오톡은 분명히 락인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 서비스가 영원히 간다고 볼 수는 없다. 옮겨갈만하면 옮겨갈 수 있다"며 "영원히 갈 것 같은 서비스도 언젠가 망가진다. 미국에서 영원히 안망할 것 같았던 마이스페이스도 페북이 등장하면서 망했다. 한국도 싸이월드가 잘나갔지만 결국엔 네이버로 넘어간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승재 법무법인 클라스의 변호사는 카카오 서비스 장애와 관련된 피해 보상에 대해 "일차적으로 카카오가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내부적으로 SK주식회사 C&C의 잘못이든, 카카오의 잘못이든 책임의 분배 문제를 제외하고 카카오로서는 정상적인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는 분산처리를 통해 했어야 되는 것"이라며 "앞서 KT 아현 지사 화재 사건이 있었던 만큼 예측불가능한 사고도 아니었다. 분산 처리를 할 수 있게 플랜B가 있어야 되는 게 맞다. SK주식회사 C&C에 카카오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회사 서버도 같이 존재했는데, 유독 카카오 문제가 두드러지는 것은 산업에 평균적인 요구 수준 만큼도 못한 것 아닌가라는 의심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dconnec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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