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유권자들 사이에서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낙태이슈가 사그라들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공화당이 의회 권력을 탈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에나대와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오는 11월 8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49%로 나타났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비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45%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일~12일 사이에 투표 의향이 있는 미 유권자 792명을 상대로 실시됐고, 오차범위는 ±4.1%였다.
지난 9월 같은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1% 포인트 앞섰지만, 중간 선거를 코 앞에 둔 상황에서 공화당 우세로 분위기가 역전된 셈이다. NYT가 공화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고 분석한 것도 이같은 기류 변화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만해도 11월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의 낙승을 예상하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 24일 보수파가 장악한 미 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하는 판결을 49년만에 뒤집자, 판세가 요동쳤다.
민주당 지지층과 중도층은 물론 일부 보수층과 여성 유권자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민주당이 강력한 반등을 위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도 낙태 이슈를 11월 중간 선거의 최대 이슈로 내세우는 데 주력했다.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최근들어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선 낙태 이슈가 잦아들고, 경제 문제가 최대 관심사로 급부상하면서 판세가 다시 뒤바뀌고 있는 셈이다.
이번 NYT 여론 조사에서도 이같은 변화 기류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인플레이션과 주식 시장 하락 속에 경제적 우려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응답한 유권자 비율은 지난 7월 36%에서 44%로 높아졌다.
이는 부동층의 변화로 이어졌다. 지난 9월 조사에선 민주당이 무소속 부동층에서 3% 포인트 앞섰지만, 이번 조사에선 공화당이 무려 10%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변화는 특히 여성 부동층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 9월 민주당은 이들 유권자층에서 14%포인트 앞섰지만, 10월 조사에선 공화당이 18%포인트나 더 많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도 민주당으로선 부담이다. 이번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58%에 달했다. 부동층만 따로 보면 그 비율은 63%까지 높아진다.
또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은 64%나 됐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답변은 2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 선거에서 하원 전체 의원과 상원 의원 3분의 1을 새롭게 선출한다. 최근 미 CBS 방송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화당이 하원 435석 중 224석을 얻어 과반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다수당인 민주당은 211석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민주와 공화당이 각각 50 대 50 석으로 양분하고 있는 상원의 경우, 민주당의 근소한 우세나 백중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