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최근 보육원 출신 청년들의 극단적 선택으로 삶을 마감하는 비극이 잇달아 전해지며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자립지원 전담인력 1명이 135명의 청년을 관리하고 있어 제대로 된 지원은 여전히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9월 기준 전국에 배치된 자립지원 전담인력은 90명으로 집계됐다.
자립지원 전담인력은 보육원 등 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하다가 만 18세(만 24세까지 연장 가능)가 돼 시설을 나온 '자립준비청년'을 5년 동안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자립준비청년과 상담해 주거·교육·취업 등 이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파악·제공하고, 자립수준 평가 등 사후관리 업무를 하는 만큼 충분한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올해 정부는 전국 17개 지자체에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자립지원 전담기관을 설치하고 자립지원 전담인력 120명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 대구, 울산, 세종, 강원은 전담기관이 개소조차 안 됐고 전체 전담인력도 90명뿐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사회보장정보원,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0.10.21 alwaysame@newspim.com |
문제는 당장 사후관리가 필요한 자립준비청년 대비 자립지원 전담인력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아동권리보장원이 2021년 연말 기준으로 집계한 사후관리 대상 자립준비청년은 전국에 1만2081명이다. 자립지원 전담인력이 전국 90명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135명씩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정부 계획대로 올 연말까지 자립지원 전담인력이 120명으로 늘어도 1인당 자립준비청년 100명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는 내년까지 180명의 인력을 배치하겠다고 밝혔으나, 그래도 1인당 관리해야 할 청년은 67명이 된다.
현장 관계자는 "1인당 70∼100명씩 지원하게 되면 집중적으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청년에게만 지원이 치우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1인당 20∼30명 정도 담당하는 것을 이상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즉 자립지원 전담인력이 400여명으로 증원돼야 자립준비청년과 충분히 교류하며 실질적인 도움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5년간 보호 종료된 자립준비청년 중 25%(2983명)는 연락두절이나 미연락으로 사후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강선우 의원은 "지금의 부족한 자립지원 전담인력으로는 자립준비청년들의 외로움과 막막함은 결코 해결될 수 없다"며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인력 증원이 시급하다. 인력 확충 없는 정부의 '약자 복지'는 허울에 불과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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