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쌀 시장격리 의무화가 담긴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민의힘 반대 속에 더불어민주당 단독처리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농해수위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찬성 10명, 반대·기권 0명으로 양곡관리법 개정안 대안을 의결했다.
이날 회의는 시작부터 고성이 오갔다. 당초 공지된 전체회의 시간은 오전 10시였지만 30분을 훌쩍 넘겨 소병훈 농해수위 위원장이 회의장에 들어섰고, 곧바로 여당 간사인 이양수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이 위원장석을 둘러싸고 일방적인 의사일정 진행이라며 반발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소병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 속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의결하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 의결했다. 2022.10.19 kimkim@newspim.com |
소 위원장은 "이 안건에 대한 합의에 이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지만 합의가 되지 않아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강행 의지를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인 소 위원장을 향해 '민주당 입장만 들어준다', '상임위원장 자격이 없다' 등 항의를 이어갔다.
특히 이양수 의원은 "쌀 시장 격리 의무화는 겉으로는 농민을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쌀 산업을 망치는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쌀 시장격리 의무화는 재배 유인 증가로 쌀의 구조적 공급과잉을 심화시키는 '쌀 증산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정감사 기간이고 이틀이면 끝나는데, 이 문제가 중차대하기 때문에 그 뒤에 날짜를 정해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공청위를 열어 결정하자고 했음에도 일방적으로 날치기 진행을 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해서 각 상임위에서 무리수를 두고 있다. 대장동, 백현동 등 연일 범죄혐의가 초점이 되자 다른 이슈로 막아보기 위해 논란을 야기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야당 간사인 김승남 의원은 "이 법은 의원 7명이 발의해서 논의가 된 것으로 당론으로 급조된 법이 아닌데 이재명 대표와 연계시켜서 정치적 공세를 하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사과하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지난달 15일 법안소위에서 여당 위원들 중에서도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고, 우리가 처리 하려고 하니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며 "이후 안건조정위에 회부한 것도 누가 보더라도 시간을 끌기 위한 술책밖에 되지 않는다. 힘에 부치니까 결국 안건조정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제와서 토론회를 하자고 하면 되겠느냐"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항의 발언을 이어갔지만 소 위원장이 표결 절차를 강행함에 따라 민주당 의원들의 단독 표결 참여로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이후에는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가 법사위에서 이 법을 심사하게 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15일 쌀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쌀 가격이 5% 넘게 떨어지는 경우 생산량 일부를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명시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를 '날치기 입법'이라고 비판하면서 안건조정위 구성을 신청했다. 정부가 쌀 45만톤을 추가 격리하기로 해 입법이 필요없고 다른 농작물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 측 입장이다.
같은 달 29일 첫 안건조정위를 열었지만 위원장 선출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회의가 공전했고, 지난 3일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의 불참 속에서 윤준병 민주당 의원이 안건위원장으로 선출됐다.
adelant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