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에 급락하던 건설주가 반등하고 있다. 최근 강도 높은 조정이 진행된 만큼 건설주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최근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한 것도 투심 완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18분 현재 DL이앤씨는 전 거래일 대비 5.35% 오른 3만6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우건설(4.53%)과 GS건설(3.00%), 현대건설(1.90%) 등도 일제히 상승세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확산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7주 연속 하락했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의 이번주 조사(조사일 7월 11일)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4% 떨어지며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이 -0.04%를 기록한 것은 2020년 5월 2주차 이후 2년 2개월여만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아트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 2022.07.14 mironj19@newspim.com |
건설주는 최근 줄줄이 약세를 보여 왔다. 강원도가 레고랜드 건설을 위해 지급 보증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부도 사태를 맞으며 일명 '돈줄경색'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부동산 PF 지급보증 의무가 있는 건설사에 대해서도 유동성 위기 우려가 커졌다.
이미 분양 시장 둔화 우려로 건설주 투심이 얼어붙은 상태에서 '엎친 데 덮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KRX건설지수는 9월 초 대비 10% 넘게 빠졌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데다 금리 인상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직후였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전날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50조원+α' 규모로 확대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가동해 시공사가 보증한 PF의 ABCP 등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매입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유동성 위기가 한풀 가라앉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유동성 위기에 노출된 양호한 PF 사업장에는 내년까지 총 10조원 규모 보증을 지원한다"며 "본 PF 전환 지원에 힘입어 인허가를 마친 미착공 현장의 착공과 브릿지론 상환 병목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강도 높은 주가 조정을 받은 만큼 건설주 바닥설도 솔솔 나오고 있다. 지속적인 주가 하락 이후 건설주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 수준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커버리지 건설사 모두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 멀티플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반등이 있던 강한 지지선 수준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도 "최근 건설업종 지수 하락이 지속돼왔으나 강도 높은 가격 조정과 3분기 실적 저점 이후 턴어라운드, 해외시황 회복 등을 고려하면 주가가 바닥에 근접했다"고 판단했다.
건설주의 탄탄한 재무적 체력을 고려하면 시장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 연구원은 "DL이앤씨는 우발채무, 이자발생부채 상환 등 최악의 경우에 모두 대응해도 현금성 자산이 남아있다"며 "한 걸음만 디뎌도 높은 확률로 밟히는 악재 속에서 건설 업종에 대한 매수를 유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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