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9일 밤 발생한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 사고와 관련해 "정부의 무능과 불찰로 인한 참사"라고 정부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이 대표는 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제115차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제가 현장에서 소방서장에게 단순히 몇 가지 질문을 해본 결과에 의하더라도 명백한 인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작년에도 경찰이 현장 질서유지를 위해 파견됐고 차도와 인도를 분리하고 군중 움직임을 관리하지 않았느냐"며 "올해는 당연히 더 많은 수의 국민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일체의 질서유지를 위한 계획이 아예 없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를 접견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11.01 pangbin@newspim.com |
이어 "구청장은 할 수 있는 일을 다했다고 얘기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을 못해서 발생한 일인데, 통제권한이 없어서 못했다는 대통령의 말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질서유지는 경찰이 가진 1차적 책임이고 몰려든 군중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찰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경찰이 있었어도 막을 수 없는 사고였을 것이란 얘기를 참사 피해자들에게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의 수습도 당연히 해야 하지만 천재지변도 아닌데 내 가족, 친지, 이웃이 왜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가야 했는지 그 원인을 규명해야 하고 책임소재를 따져 봐야 한다"며 "지금부터 왜 이 사고가 발생했는지, 피할 수 있는 사고였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될 때가 됐다"고 정쟁을 예고했다.
특히 정부 당국의 태도를 지적하면서 "어느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해 책임이 있다거나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하지 않고 오로지 형사책임만 따지고 있다"며 "형사책임은 형사와 검사가 따지는 것이고 정치인은 국민의 삶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지는 것이다. 그래서 그 책임 규명을 보류하겠다고 충분한 시간을 드린 건데 대통령부터 총리, 장관, 구청장, 시장까지 하는 말이라고는 '우리는 책임이 없다'가 전부"라고 질타했다.
앞서 이 대표는 사고 이튿날인 30일 긴급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어떤 것들도 다 제쳐두고 정부의 사고 수습과 치유를 위한 노력에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틀 사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과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고 하는 등 관계자들의 발언이 연일 논란이 되자 강경 대응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단 지금은 유가족과 희생자 수습을 위해 힘 써야 할 때지만 장관이나 용산구청장 등이 하는 발언이 상당히 부적절해 이것은 좀 아니지 않냐는 의견이 있었다. 여당도 여전히 뭘 협력할 건지 얘기들도 없다"며 "그럼에도 야당으로서 할 역할은 제대로 하자는 취지의 말이었다"고 말했다.
adelant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