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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실적 악화'에…서민정 승계 전략도 '유턴'

기사등록 : 2022-11-0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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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정 3사' 에뛰드·에스쁘아 실적악화
서민정 보유 지분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
승계 재원 활용 계열사 이니스프리만 남아
럭셔리 브랜드 AP 글로벌 시장 공략 과제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아모레퍼시픽그룹 3세인 서민정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아모레퍼시픽)팀 담당의 승계 전략에 변화가 생겼다. 승계 지렛대 역할을 할 계열사로 꼽히는 이른바 '서민정 3사' 중 에뛰드와 에스쁘아의 지분을 모두 정리하면서다.

수익성 악화로 배당 수익 등을 기대할 수 없게 된 중저가 브랜드 계열사 지분을 털어내면서 회사가 주력하고 있는 럭셔리 브랜드로 반전을 꾀해야 하는 상황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민정 담당은 에뛰드와 에스쁘아 지분을 최근 모두 처분했다. 실적 부진에 빠진 에뛰드와 에스쁘아가 감자를 결정, 아모레퍼시픽그룹 100% 자회사로 편입되는 과정에서다. 두 회사는 서 담당의 지분을 취득해 소각하는 과정을 거쳤다.

서민정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아모레퍼시픽)팀 담당 [사진=아모레퍼시픽]

서 담당은 에뛰드와 에스쁘아 지분을 각각 19.52% 보유하고 있었다. 서 담당은 비상장사인 두 회사의 유일한 개인주주였다. 서 담당이 18.18%의 지분을 보유한 이니스프리와 함께 세 회사는 경영권 승계 재원 마련을 위해 중요하게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들 회사의 수익성이 악화되며 승계 재원 마련을 위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먼저 에뛰드의 경우 보상이 없는 무상감자를 결정하면서 서 담당은 14만1791주(19.52%)를 매각하면서 한 푼의 현금도 확보하지 못했다.

이와 달리 에스쁘아의 경우 주주에게 보상을 하는 유상감자를 단행했다. 1주당 매수 가격은 2만4166원으로, 3만9788주(19.52%)의 지분을 보유했던 서 담당은 약 9억6000여 만원을 얻게 됐다.

서경배 회장이 보유한 지주사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의 지분은 53.78%. 서 담당은 2.9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시가총액은 2조1068억원으로, 서 담당이 서 회장의 지분을 모두 증여 받는다면 5000억원대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금액은 승계 재원으로 확보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서민정 3사' 중 이니스프리의 역할이 중요해진 이유다. 세 회사 중 이니스프리는 감자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대신 지난 8월 대표이사를 최민정 전 에스쁘아 대표로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하며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다. 최 대표는 1978년생으로, 지난 8월 위기 극복을 위해 40대 대표이사를 전면에 내세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대표적인 '젊은피'다. 1990년생인 서 담당과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젊은 대표를 앉힌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니스프리는 '서민정 3사'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이다. 이니스프리는 올 3분기 '레티놀 시카 흔적 앰플' 등 대표 상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매출이 확대되며 매출 성장과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매출액은 7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고, 8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흑자전환했다.

에뛰드와 에스쁘아의 3분기 매출은 각각 250억원, 120억원 수준으로, 적지만 모두 흑자를 달성했다. 기업 가치가 높은 이니스프리 지분 만큼은 향후 승계 과정에서 활용하기 위해 최후의 보루로 남겨 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적이 부진한 중저가 브랜드를 털어 낸 서 담당은 일찌감치 럭셔리 브랜드에 힘을 주고 있다. 아모레의 주력 사업이 중저가 브랜드에서 럭셔리 브랜드로 전환한 상황. 서 담당은 올 초 AP팀을 맡아 리브랜딩 작업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명과 같은 이름을 쓰는 브랜드인 AP는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룹 내에서는 설화수를 뛰어넘는 최고급 브랜드다.

에뛰드와 에스쁘아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주사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감자 후 유상증자를 단행해 에뛰드에 300억원, 에스쁘아에 1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서 회장도 에뛰드와 이니스프리, 아모스프로패셔널의 사내이사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그룹 경영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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