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롯데쇼핑이 온라인 사업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시장에 1조원 가까이 투자하기로 하면서 흑자전환이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롯데쇼핑이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롯데쇼핑 이커머스 부문은 3분기까지 누적 13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78억원) 대비 적자 폭이 커졌다.
롯데쇼핑은 3분기까지 전년 동기(983억원) 대비 3배 가까운 293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이커머스 사업 부진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이커머스 부문은 롯데쇼핑 7개 사업부문 중 하이마트와 함께 유이하게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3분기 기준으로 보면 이커머스 부문은 매출 251억원과 영억손실 3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2% 늘었고, 적자도 378억원 줄였다. 매출은 모바일 상품권 사업과 관계사 홈페이지 운영과 같은 전문사업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었다.
지난해 8월 진행된 백화점과 마트, 롭스 온라인 주체를 이커머스 사업부로 통합·이관하는 거버넌스 통합 작업이 3분기 중 마무리 되고, 판관비도 적극적으로 관리하며 총 85억원의 영업적자를 축소했다.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왼쪽)과 팀 스타이너 오카도 그룹 대표이사가 1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 온라인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를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롯데쇼핑] |
온라인 사업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롯데쇼핑이 지난 1일 결정한 온라인 식품 경쟁력 강화로 당분간 적자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온라인 시장 성장률이 정체된 가운데 투자금액이 과도하다는 이유에서다.
롯데쇼핑은 지난 1일 영국 기반의 글로벌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의 플랫폼과 물류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오는 2030년 12월까지 약 8년간 9500억원을 투자키로 했는데, 투자금액은 6개의 물류센터를 짓고 플랫폼 운영 수수료에 쓰인다.
롯데쇼핑은 물류센터 건설과 함께 마트, 슈퍼의 구매 및 물류 통합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식품 부문의 온라인 거래 금액 5조원를 달성하고 사업부의 3% 이상 OP마진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대해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온라인 시장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6%포인트(p) 낮은 8.8%, 식품 시장은 2.9%포인트 낮은 14.5%를 예상한다"며 "롯데쇼핑의 낮은 온라인 점유율(1~2% 추정)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투자는 단기적으로 온라인 적자를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년은 오프라인 시장이 리오프닝 효과로 반등하는 시기"라며 "오프라인 반등 시점에 온라인 적자를 줄이지 못하는 점은 단기적인 관점에서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부침을 겪던 롯데온이 성장세에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온의 3분기 월 평균 방문자 수는 2653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늘었다. 3분기 평균 구매자수도 144만명으로 작년 보다 15.4% 늘었다. 중개 상품 판매량과 사이트 상품 교차구매 고객도 증가했다.
롯데쇼핑 측은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을 도입하고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은 지난 1일 체결식에서 "이번 파트너십으로 롯데 유통군이 그로서리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대한민국 '그로서리 1번지'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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