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 14개 단지가 재건축 기대감에 주택거래 부진 속에서도 매도호가가 1억~2억원 정도 반등했다.
목동 재건축 단지들은 건축연한이 30년을 넘겼지만 정부의 안전진단 강화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최근 서울시가 개발 사업에 밑그림격인 목동 지구단위계획구역을 통과시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 일대 주민들은 서남권역의 녹지생태 도시로 조성한다는 시의 방향에 맞춰 재건축 사업도 한층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 정부가 내놓을 안전진단 규제 완화도 사업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지구단위계획 통과로 재건축 정상화 눈앞...매도호가 1억 반등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목동 일대 아파트의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지자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이는 한편 매도 호가도 일부 높여 부르고 있다.
목동역 주변 A공인중개소 대표는 "4년여 만에 서울시 목동 일대의 지구단위계획을 내놓은 것은 재건축 추진에 큰 호재로 인식하고 있다"며 "최근 주택경기 하락에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재건축이 추진이 본격화되면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판단에 집주인 일부는 매물이 거두거나 매도 호가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목동 재건축 추진 단지 중 유일하게 안전진단을 통과한 6단지는 전용 65㎡가 직전 14억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매도호가가 17억~18억원에 형성돼 있다. 지난달 매도호가가 최저 16억원대로 떨어졌다가 재건축 기대감이 살아나자 집주인이 1억7000만원을 높였다. 급매물 가격은 이 단지의 역대 최고가 15억원을 뛰어넘는 금액이다.
목동2단지 전용 152㎡는 가장 저렴한 매도호가가 27억원이었으나 최근 28억원으로 1억원 올랐다. 이 주택형의 직전 거래가는 27억6000만원이다. 목동신시가지9단지도 전용 106㎡의 매도호가가 직전 21억원에서 22억원으로 1억원 상승했다.
시가 추진하는 계획안을 보면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및 그 일대와 목동중심지구 436만8464㎡가 개발된다. 현재 100%대인 용적률은 300%까지 허용해 기존 총 2만6629가구 규모의 목동 1~14단지는 최고 35층, 5만3000여 가구 규모로 재건축할 수 있게 된다. 가구수가 2배 정도 늘어나는 셈이다. 2종 일반주거지역이었던 목동 1~3단지도 4~14단지와 마찬가지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할 계획이다. 재건축에 맞춰 목동 유수지 개발과 종합운동장 리모델링 등의 사업도 추진된다.
◆ 안전진단 완화시 재건축 가시화...거래부진에 시세 급반등 제한적
정부가 검토 중인 안전진단 규제 완화안이 목동 일대 재건축의 속도를 결정할 핵심 요소로 자리할 전망이다.
시가 이 지역을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확정했어도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하면 재건축 추진 동력은 상실한다. 안전진단을 통해 주거환경이 극히 열악하거나 붕괴 위험으로 재건축이 필요하다 진단을 받아야 다음 단계인 추진위원회 설립, 조합설립 등의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지역 주민들은 안전진단 수정안이 발표되면 사업 속도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정부의 공약이기도 한 안전진단 절차는 예비 안전진단, 1차 정밀안전진단, 적정성 검토(2차 정밀안전진단) 순으로 진행된다. 통상적으로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 통과에도 2차 정밀안전진단 관문을 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목동 9단지, 2021년 목동11단지가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
정부는 안전성 비중을 50%에서 30%로 낮추고 주거 환경 비중은 15%에서 30%로, 건축 마감 및 설비 노후도는 25%에서 30%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차 정밀안전진단인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폐지 것도 고려 대상이다.
목동5단지 인근 B공인중개소 실장은 "연내 안전진단 기준이 완화돼 이 절차를 통과하면 시세가 오를 것으로 내다보는 집주인들이 적지 않다"며 "토지거래허가 규제, 금리인상, 거래 부진 등으로 시세 상승요인이 적긴 하지만 대형 호재가 임박해 급급매물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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