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검찰이 이 대표의 '넘버1' 최측근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15일 소환한다.
검찰이 정 실장 조사를 마치는대로 구속영장 청구까지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이 대표에 대한 직접 조사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검찰이 이 대표 조사를 상당히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정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로고[사진=뉴스핌db] 2022.09.20 lbs0964@newspim.com |
◆ 김용 이어 정진상…이재명 최측근 타고 올라가는 檢
검찰은 이 대표의 '넘버2'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불법 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긴 후 만 하루도 되지 않은 지난 9일 정 실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 대표와 그의 측근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 속도 의지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 실장은 2013∼2020년 성남시 정책비서관, 경기도 정책실장을 지내면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이른바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청탁 명목으로 총 1억4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그는 김 부원장, 유 전 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주고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사업 지분 중 24.5%를 받기로 약속했으며,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과정에선 비공개 내부 자료를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에게 흘려 거액의 이익을 챙기게 한 혐의도 받는다.
정 실장은 지난해 9월29일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그에게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버리라고 지시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정 실장 압수수색영장에 '이재명'을 총 102회 언급하며 이 사건에 이 대표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상황이다. 특히 정 실장이 이 대표와 1995년부터 친분을 맺으며 그의 실무를 담당했다는 내용 등을 포함해 두 사람을 '정치적 공동체'로 보고 이를 영장 청구서에 적시하기도 했다.
검찰은 정 실장의 혐의를 포함해 이 대표의 범행 인지 및 관여 여부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 실장은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지난 10일 입장문을 통해 "검찰은 '삼인성호'로 없는 죄를 만들고 있지만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며 "검찰 수사에 당당하고 떳떳하게, 그러나 불합리한 행위에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접견하고 있다. 2022.11.09 leehs@newspim.com |
◆ 구속영장 발부 시…이재명 직접 조사 앞당겨질 듯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정 실장을 조사한 뒤 곧이어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법원은 검찰이 정 실장에 대해 청구한 압수수색영장과 체포영장 중 체포영장은 기각했다. 정 실장이 검찰 소환에 응할 뜻을 밝힌 것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 발부로 인한 정 실장의 신병 확보는 검찰 수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검찰이 정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는다면 검찰이 그동안 그의 압수수색영장이나 김 부원장의 공소장에서 밝힌 이 대표의 연관성을 상당 부분 인정받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검찰 수사는 더욱 활력을 띠며, 이 대표에 대한 직접 조사 시점도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그동안 수사 속도를 볼 때 검찰이 적어도 정 실장과 김 부원장에 대한 확실한 진술과 물적증거를 갖고 있고, 이 대표와의 연관성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에 대한 직접 조사는 신중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영장이 기각될 경우 검찰 수사는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이 김 부원장부터 정 실장까지 이어진 검찰 수사를 이 대표에 대한 '정치 수사'라고 비판하는 상황에서, 영장 기각이 검찰의 수사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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