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물산은 롯데건설이 빌린 돈을 갚지 못할 경우 롯데건설에게 차입해주는 자금보충약정 계약을 체결한다.
롯데건설은 자금난 극복을 위해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1500억원을 차입한다. 롯데물산이 이에 대한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하며 측면 지원에 나서는 것이다. 얼어붙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시장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5일 롯데물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16일 롯데건설과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한다. 자금보충약정은 회사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다른 회사가 돈을 빌려주거나 출자하기로 하는 약정을 가리킨다.
이번 약정은 롯데건설이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모두 1500억원을 빌리고, 이를 갚지 못했을 때 롯데물산이 롯데건설에게 차입해 주는 구조다.
롯데건설의 차입기간은 1000억원은 1년 만기, 500억원은 3개월 만기다. 롯데물산의 자금보충약정 금액은 대출금의 120%인 1800억원, 기간은 은행에 상환 완료시까지다.
3분기 말 기준 롯데물산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341억원이다. 현금 자산의 약 77% 가량을 약정 금액으로 체결하는 셈이다.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 |
롯데물산은 지난 11일 이사회에서 이 같은 자금보충약정에 관한 결정을 의결했다.
롯데물산은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초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와 복합쇼핑몰인 롯데월드몰을 개발·운영하고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다.
롯데그룹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롯데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있다.
먼저 롯데건설 유상증자에 롯데케미칼(876억원), 호텔롯데(861억원), 롯데알미늄(199억원)이 참여했다. 여기에 직접 자금을 대여해 준 계열사는 롯데케미칼(5000억원)과 롯데정밀화학(3000억원), 롯데홈쇼핑(1000억원)이다.
롯데건설은 계열사들이 마련한 1조1000억원과 자체 보유한 현금성 자산 7000억원으로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PF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우발 채무 규모는 6조7491억원이다. 이 중 절반 가량인 3조1000억원이 연말에 만기가 집중돼 있다. 월별로 보면 10월 1조3573억원, 11월 1조3970억원, 12월 3472억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은 자체 조달 자금과 계열사 지원으로도 만기 도래하는 PF 대응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은행권에 추가 대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물산 관계자는 "롯데건설의 은행 차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안정적인 임대수익으로 우수한 재무구조를 지닌 롯데물산이 자금보충약정을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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