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삼성웰스토리에 수조원대 급식 일감을 몰아줘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삼성전자를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16일 최 전 실장과 삼성전자, 웰스토리와 웰스토리 상무 박모 씨를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모습. 2022.11.15 hwang@newspim.com |
최 전 실장은 2013~2020년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등 삼성그룹 4개 주요 계열사가 웰스토리에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급식거래를 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거래 매출 규모는 2조5951억원상당이며, 영업이익은 3426억원 상당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지난해 6월 삼성전자 등이 웰스토리에 계열사 급식 물량을 몰아주는 식으로 부당지원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총 2349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해 7~8월 공정위와 시민단체의 고발로 해당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으나 수사는 더디게 진행됐다. 지난 3월 들어 공조부가 확대 개편됐고, 이후 관련 수사에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웰스토리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한 차례 기각당하기도 했지만 이후 혐의를 보강해 삼성전자와 웰스토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검찰은 지난 9월엔 최 전 실장, 지난달엔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지난달까지 삼성그룹 임직원 120여명을 조사했다.
아울러 검찰은 이번 사건에서 웰스토리와 박 상무, 과장 승모 씨에 대해 검찰총장의 고발요청권을 최초로 행사하기도 했다.
박 상무 등은 2018년 7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정위의 현장조사 과정에서 증거 문건을 은닉·파쇄하는 등 현장조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박 상무는 2017년 9~10월 웰스토리 지원팀 소속 직원들에게 '일감몰아주기, 내부거래, 수의계약, 이익률 보전' 등의 키워드가 포함된 파일을 파일을 영구 삭제하게 하고, 2018년 7월 지원팀 관리그룹 소속 직원들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게 한 후 디가우징한 혐의도 있다.
디가우징은 하드디스크와 같은 저장장치에 저장된 정보를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 복구할 수 없도록 완전히 지우는 기술을 말한다.
공정거래법은 기업 간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게 하고, 소위 '금수저 기업'의 탄생을 막기 위해 일감 몰아주기 같은 행위를 형사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은 웰스토리가 삼성그룹 계열사들과의 수의 계약을 통해 대규모의 급식 거래로 안정적인 매출과 높은 영업이익을 올려 사실상 사업 위험이 제거된 상태에서 급식 사업을 영위해, 단체급식 시장에서 유력한 사업자의 지위를 취득·유지·강화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에 따르면 웰스토리는 2013년 이후 현재까지 단체급식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일감몰아주기로 인해 경쟁 급식업체는 대규모 급식 물량을 보유한 위 회사들과의 급식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당했다"며 "단체급식 시장에서의 가격, 품질 등을 기초로 하는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무력화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강제수사권이 없는 공정위 현장조사 과정에서 조사 대상 대기업들이 공공연히 조직적으로 자행하고 있는 증거 자료 폐기 등 행정조사 무력화 행위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추궁해 향후 공정위가 실효성있는 행정조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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