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대표적 매파로 불리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가 향후 기준금리가 최소 1%에서 최대 3%포인트 더 추가 인상되야 한다고 밝혔다.
연준의 공격적 긴축이 인플레이션을 잡기에 '충분히 제약적'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
◆ 불라드 총재 "5%는 (정책금리) 하한선, 상한선은 7%"
당분간 금리 인상 중단은 없으며, 최소 1%포인트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의 16일 발언에 이은 또 다른 '매파' 발언에 이날 뉴욕증시는 하락 출발했다.
루이빌에서 17일(현지시간) 열린 한 경제 행사에 참석한 불러드 총재는 "연준과 인플레와의 싸움에서 가장 '관대한(generous)' 가정을 적용해도 정책금리는 충분히 제약적이라 여겨지는 지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충분히 제약적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금리가 더 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물가 지표는 뚜렷한 둔화 추세를 보이며 물가 정점 기대를 키웠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7.7%(전년대비)로 8개월 만에 8% 벽을 깨고 내려왔으며,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지난달 8.0% 오르는 데 그쳐, 2021년 7월 이후 가장 적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워싱턴의 식료품점에서 상품을 진열하는 직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여전히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2%)를 대폭 상회하는 물가 수치가 이어지고 있어, 연준 내에서는 금리 인상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여전히 대세다.
CNBC에 따르면 대부분의 위원들은 향후 수개월 몇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통해 현재 3.75~4%대인 정책금리를 5% 근방으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이날 불러드 총재는 5%는 정책금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의 하한선이며, 상한선은 7%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내년 중반 기준금리가 5% 근방에서 정점을 이룰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을 2%포인트나 상회하는 수준이다.
◆ 연준 관계자들 연이은 '매파' 발언..."금리 인상 중단 없으며, 최소 1%포인트 추가 인상 필요"
최근 공개 발언에 나선 다른 연준 고위 인사들 역시 시장에서 기대하는 금리인상 중단 논의에는 선을 긋고, 내년까지 상당폭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6일 CNBC 방송 인터뷰에서 "4.75∼5.25% 사이의 어딘가가 합리적인 상륙 지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최종금리 수준을 예측했다.
현재 기준금리가 3.75∼4%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총 1%포인트가 넘는 추가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러면서 총재는 "금리 유지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한 부분"이라며 "인상 후 유지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내년 중 금리인상이 중단되더라도 당장 금리 인하로 전환하기보다는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제롬 파월 의장 등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과도 맥을 같이 한다.
또 데일리 총재는 시장 일각에 불거지고 있는 '피벗' 기대감을 의식한 듯, "지금으로서는 인상 중단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아예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역시 16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한 행사 참석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비슷한 기조의 발언을 내놓았다.
월러 이사는 "최근 몇 주간 나온 경제지표들 덕분에 0.5%포인트 금리인상으로 물러나는 것을 고려하는 게 더 편안해졌다"며 기준금리 인상폭이 줄어들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월러 이사는 인상폭 조절의 근거가 된 물가 상승세 둔화에 대해서는 "반가운 소식이기는 하지만 한 번의 물가 보고서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물가상승률이 우리의 2% 목표치를 향해 지속적이고 의미 있게 떨어지려면 내년에도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상황에 따라 "연속적인 50bp의 금리인상"도 가능하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