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과 문답(도어스테핑)을 하는 1층 정문 앞 공간이 휴일인 20일 가벽으로 막혔다.
가림막이 설치된 곳은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을 취재하는 기자들과 도어스테핑을 하던 곳으로, 1층 기자실 출입문에서 불과 20여 m 떨어진 지점이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모습 [사진=대통령실] 2022.10.20 dedanhi@newspim.com |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가벽을 설치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고, 모든 상황이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지난 18일 도어스테핑 당시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이 말다툼을 벌인 직후의 조치라 소통을 차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 1층 공간이 기자 여러분께 완전하게 오픈돼있고, 그러다보니 외교적으로나 여러 분야에서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데, 모든 상황이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서 가벽을 설치하는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보통 대통령이 1층 정문으로 들어오면 넓은 공간이 있고, 이곳에서 윤 대통령과 기자들의 도어스테핑이 진행돼 왔다. 기자들이 이 공간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분증 제시 등이 필요하지만 투명한 낮은 유리문을 경호에서 열고 닫으며 출입할 수 있는 손쉬운 구조였다. 그러나 이 공간을 아예 두꺼운 나무로 바닥부터 천정까지 가림막을 설치하면서 기자들은 아예 출입문을 볼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출입기자들 사이에선 윤 대통령이 인수위 때부터 내세웠던 '용산 대통령실 시대' 개막을 통한 소통 활성화 등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하면서 기자실이 대통령 집무실(2층)과 바로 맞닿은 1층임을 강조해왔다. 언제든지 만나 대화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최근 MBC 기자와 대통령실 직원과의 마찰이 불거진 직후 공교롭게도 가벽으로 막히게 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MBC 기자와 비서관 말다툼이 이번 가벽 설치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질의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도 "그 일과 가벽 설치는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가림막 설치로 도어스테핑이 중단되는 아니냐는 질문에는 "어떤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며 향후 도어스테핑 방식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식은 (가림막 가운데로 뚫린) 문 설치가 끝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알려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도어스테핑은 역대 정부에서 한 번도 시도된 바 없는 국민과의 새로운 소통 방식"이라며 "대통령이 얼마나 애정을 가졌는지 여러분이 잘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중요한 국정운영의 자리에 언론인 여러분이 국민을 대신해 와 계신 거고, 국민을 대신한 질문에 대통령도 가장 진솔하게 설명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계속 봐왔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가벽을 세우면 용산 시대의 의미가 상당 부분 바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에는 "대통령이 기자들을 수시로 만나겠다는 의지를 도어스테핑을 통해 계속 확인했다"며 "도어스테핑 폐지나 중단을 말씀드린 적이 없고, 그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대변인실은 "지난 11월 2일 비공개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외국 대표단 접견 시 일부 출입기자들이 대통령실과의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표단을 촬영한 일이 있었다. 외빈과의 사전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데 대한 외교가의 문제 제기도 있었다"면서 "1층 구조물 설치는 이 일을 계기로 논의된 것으로, 대통령의 도어스테핑과는 무관함을 밝혀드린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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