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골든블루가 올해 엔데믹 특수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전후 단란주점 등에 들어가는 로컬위스키 사업을 철수하거나 매각을 추진한 경쟁사인 페르노리카, 디아지오와 달리 골든블루는 로컬위스키 사업을 고수하면서 반사이익을 크게 얻은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골든블루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8.6% 증가한 56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3억원으로 증가율이 258.9%에 달한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571억원, 영업이익은 454억원으로 각각 65.3%, 185.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매출액인 1379억원 대비 14%가량 높은 기록으로 올해 연매출액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연매출액(1688억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골든블루] |
올해 골든블루의 약진은 엔데믹 전환으로 인한 유흥시장 활성화에서 기인한 것이다. 코로나19여파로 2년여간 쪼그라들었던 주점 등 유흥시장이 지난 4월 엔데믹 전환 이후 빠르게 회복되면서 활기를 찾은 것이다.
특히 골든블루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로컬 위스키 '골든블루' 매출이 크게 늘었다. 로컬위스키는 국내 유흥시장에 주로 유통되는 위스키를 일컫는다.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해외에서 원료를 사들여 국내에서 병입해 판매·유통되는 제품이다. 싱글몰트 등 고가의 수입산 인터내셔널 위스키와 구분되는 개념이다.
외국계 경쟁사인 페르노리카와 디아지오는 코로나19 전후로 로컬위스키 사업을 잇따라 철수하는 행보를 보였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앞서 2019년 2019년 로컬 위스키 브랜드인 '임페리얼' 판권을 매각, 로컬위스키 사업을 정리했다. 또 디아지오코리아는 올 초 '윈저' 매각 사모펀드에 매각하기로 했지만 결국 무산되는 부침을 겪었다.
외국계 위스키업체들이 잇따라 로컬위스키 사업 정리 수순을 밟은 것은 '접대문화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과거 흥행했던 유흥시장은 축소되고 최근 성장하는 고가 인터내셔널 위스키 시장으로 대체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그러나 로컬위스키 시장은 엔데믹 전환 이후 억눌렸던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빠르게 반등했다. 특히 경쟁제품인 임페리얼과 윈저가 각각 사업자 변경과 매각 등 이슈로 흔들리는 동안 골든블루는 로컬위스키 시장에서 세를 넓혀가면서 반사이익을 얻었다. 이 과정에서 골든블루는 올해 로컬위스키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하면서 2,3위와의 점유율 격차를 더 벌린 것으로 알려진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거리두기 해제로 업소 영업이 활성화되면서 골든블루 위스키 매출이 늘었고 올해 마케팅, 영업 등 인원도 꾸준히 충원했다"며 "카발란, 올드캐슬, 블루문, 칼스버그 등 수입 위스키와 맥주 비중도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때 로컬위스키 시장 1위 브랜드인 '윈저'를 보유하던 디아지오코리아는 올해 윈저 매각 발표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윈저는 디아지오코리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 브랜드다. 매각에 대한 노조 반발로 공장이 멈춰 서는가하면 글로벌 물류대란 여파도 겹쳐 공급난이 지속됐다. 또 매각 불발로 엔데믹 전환에도 영업력에 힘을 실지 못하면서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해 윈저글로벌(전 디아지오코리아)의 지난 회계연도인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매출액이 7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했다.
반면 비교적 이른 2019년에 로컬위스키 사업을 정리하고 인터내셔널 위스키에 집중한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실적성장에 성공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페르노리카코리아 매출액은 15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6%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로컬위스키 시장 플레이어가 빠진 자리를 골든블루가 채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