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서울시가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를 반면교사 삼아 세 번째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아울러 재난 발생 시 즉각적인 복구를 가능케 하는 재해복구(DR)체계를 기존보다 확대·강화해 재난으로부터 시의 각종 행정시스템 및 데이터 안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행정시스템 및 데이터 안전 확보를 위해 총 900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데이터센터 재난대응 종합계획'을 수립했다고 1일 밝혔다.
서울시청 전경. [서울=뉴스핌] |
◆ 501억원 들여 데이터센터 신축...재난대응 특화
이번 종합계획의 핵심은 메인 데이터센터 역할을 할 '제3의 데이터센터' 신축이다.
시는 총 501억원을 투입해 '클라우드 기반 그린 데이터센터'를 신축한다. ▲하중 ▲층고 ▲내진설계 ▲친환경 ▲EMP 방어 등을 모두 갖춰 어떤 재난에도 끄떡없는 센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신축 데이터센터는 서초를 대신해 메인데이터 센터의 역할을 맡으며, 서초와 상암 데이터센터는 백업센터로서 기능하게 된다.
신축 부지는 전 소방학교 부지, 강북 수유영어마을 등 시 소유의 부지나 경기북부 등 타지역 부지를 고려 중이다. 2023년 사업계획을 수립해, 기본계획수립(2024년), 설계공모 및 실시 설계(2025년)을 거쳐 빠르면 2027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시가 이처럼 데이터 안전에 공들이는 까닭은 지난 10월 15일 벌어진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의 파급력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 화재로 서비스가 최대 127시간 동안 중단됐고, 그로 인한 유료서비스 이용자 보상금은 4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무료서비스 이용자들의 불편 및 영업손실까지 포함하면 총 피해액은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데이터센터 먹통'의 일련의 과정을 목도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 데이터센터 현황 파악을 지시했고, 총 두 차례의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데이터센터 재난대응 종합계획이 수립된 것이다.
오 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울시가 관리하는 데이터와 민간플랫폼을 활용하는 공공서비스에 대해 데이터 백업, 이중화 조치 등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 신축까지 5년...기존 센터도 개선해 안전성 강화
데이터 재난대응력 강화의 일환으로 기존 데이터 관리 시스템 및 설비도 강화한다.
시는 총 285억원을 투입해 현재 3개(▲세무종합 ▲세외수입 ▲상수도)에 불과한 '시스템이원화'(1개의 시스템을 2곳에서 관리) 대상을 중요도에 따라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TOPIS ▲업무관리 ▲스마트불편신고 등 현재 7개의 행정시스템이 대상이며 추후 등급 재산정을 통해 추가될 수 있다.
더불어 기존 임대 통신망 대신 용량이 큰 자가통신망을 구축한다. 시스템이원화로 인해 늘어날 데이터 전송 용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다. 또한 서초하고만 연결돼 있던 국가기간망을 상암까지 확대해 안전성을 강화한다.
현재 시에서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서초, 상암)는 총 2개소다. 이 두 곳에서 총 429개의 시 정보시스템 가운데 약 90%(384개)를 관리하며 이 가운데 단 3개만 이원화가 완료된 상태다.
또한 노후한 기존 데이터센터 및 내부 기반시설 개선에도 55억원을 투입한다. 건물보수 및 내진·면진 설계를 적용하고 변압기, 발전기 등 전기·공조 설비와 소방설비 등을 점검·보완한다. 아울러 EMP 공격 방호 시스템도 갖춰 최대한 안전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메인 데이터센터인 서초는 1994년 준공된 오래된 건물이다. 상암의 경우 2014년으로 비교적 신축이지만 두 건물 모두 '일반건물'로 건축돼 데이터센터 용도로는 하중이나 안전성 측면에서 부적합하다. 하지만 새 데이터센터 완공까지 적어도 5년이 걸리는 관계로 건물 개·보수를 통해 센터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데이터 안전 확보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노후화 및 정보 용량 포화 상태다. 게다가 건물 하중도 추가 장비를 들이기에 한계가 있어 데이터센터 신축이 필요하다"면서 "예산 확보가 관건인데 이번 본예산에 예산이 확정되거나 추후 추경에라도 편성될 경우 계획대로 2023년부터 사업을 착수할 계획이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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