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국내 증시가 오를수록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들은 11월 한달 간 코스피 지수가 8% 가까이 상승하자 4조원을 순매도 했으며 최근 3거래일동안 3% 급등하자 1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최근 인플레이션 완화와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에 증시가 반등했지만 경기 침체 및 기업 실적 하락이 본격화하는 내년에 또 다시 하락장이 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급속하게 얼어붙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들은 증시가 반등할 때마다 탈출 기회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최근 3거래일 동안 2.98%(71.57포인트) 급등했다.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2408.27포인트에서 29일 2433.39포인트(1.04%), 20일 2472.53포인트(1.61%), 전날 2479.84포인트(0.30%) 등 3거래일 연속 상승한 결과다. 전날 장중에는 지난 8월19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25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인플레이션 완화와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된 영향이다. 이 기간 외국인은 1조 1810억원을 순매수했으며, 지난 11월 한 달 동안 4조1470억원을 사들였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 투자자와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달 29일 2650억원, 30일 5220억원, 전날 3400억원 등 1조 126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1조 1810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대비된다. 기관은 510억원을 순매도했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도 크게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에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5일 기준 47조8268억원으로 연초(71조7327억원) 대비 30%대 감소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매매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놓는 돈으로 증시에 언제든지 투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으로 본다.
개별 종목으로 살펴봐도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개인 투자자들은 11월 한 달 간 국민주인 삼성전자 주식을 9820억원 어치 순매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390억원, 2480억원 규모로 순매수하며 해당 물량을 흡수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가능성 확대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다. 당분간은 추가적인 반등 시도가 있더라도 그폭이 제한적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 랠리 기대감이 있지만 밸류에이션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7월 이후 단 한번도 3개월 연속 랠리를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설상 랠리가 이어진다고 해도 연초 장세에 대한 부담은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코스피 2400선은 주가수익비율(PER) 11배를 상회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반등시도가 있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이고, 하방위험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달러 반등이 재개될 경우 외국인의 차익실현 심리 강화로 코스피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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