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윤 최아영 기자 = "우리가 3골 넣을 거예요. 16강 가야죠."
이정현(25) 씨는 3일 오전 0시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포르투갈과 맞붙는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을 앞두고 기대감을 표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전날 오후 10시 반부터 광화문 광장을 찾은 이씨는 "춥지만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경기고, 불금이라 광화문에 왔다"고 했다.
지난 2일 오후 10시부터 광화문 광장 인근에는 붉은악마 머리띠 등 각종 응원도구를 파는 노점상들이 곳곳에 자리했다. 편의점에서는 돗자리, 핫팩, 따뜻한 커피, 핫바 등을 밖에서 팔고 있었다.
응원도구를 판매하는 강모(60) 씨는 "첫 경기 때는 잘 팔렸고, 두 번째 경기에는 비가 와서 완전 망했다. 근데 오늘은 너무 추워서 아직까지 그럭저럭이다"며 "지금 구청에서 단속이 심해져서 중앙에서 못 팔고 외각으로 나와서 팔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월드컵 축구 대표팀과 우루과이의 첫 경기가 열리고 있는 24일 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거리 응원을 하고 있다. 2022.11.24 leehs@newspim.com |
응원객 대부분은 패딩, 목도리, 장갑, 귀마개 등 중무장을 하고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상청은 이날 밤 최저기온이 영하 6도까지 내려가고 눈 또는 비가 오는 추운 날씨를 예보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난방기구를 설치한 쉼터 텐트 4개 동이 운영되고 있었다.
한파 쉼터를 지키는 서울시 체육과 공무원은 "오늘 영하로 떨어진다고 해서 한파 쉼터를 만들었고 새벽 4시까지 있을 예정이다"고 했다.
영하의 추위에도 불구하고 응원객들은 경기 시작 전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삼삼오오 모여 응원을 하기도 했다. 인근 패스트푸드점에는 치킨을 사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선 모습이었다.
빨간색 큰 수건을 몸에 두르고 붉은악마 머리띠를 한 심모(28) 씨는 "마지막 경기라서 응원 왔다. 분위기를 즐기러 왔다"며 "어제, 그저께 보다는 따뜻한 거 같다"고 말했다.
(사진=이정윤 기자) |
노량진에서 응원 온 장민혁(28) 씨는 "3대0으로 한국이 이길 거다. 골은 넣게 되면 조규성 선수가 넣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이따가는 지하철 타고 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부천에서 응원 온 중년 부부도 있었다. 이명오(55) 씨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며 "추워서 끝까지 볼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즐겁다"고 했다.
외국인 응원객도 눈에 띄었다. 스페인에서 온 마리(35)는 "슈퍼 코리아(super korea). 한국을 응원하러 왔다. 경기 끝까지 볼거다"라며 "핫팩은 운영본부에서 나눠줘서 챙겼다"며 만나는 한국 사람마다 같이 사진 찍자고 했다.
경기 시작 한시간 전인 11시가 되자 광장 가장 뒤쪽 섹터의 응원자리도 거의 다 찼다. 앉을 곳이 없어서 서있는 사람들도 보였다. 경기 시작 전 몰리는 사람들로 경찰은 5개 차선 중 3개 차선을 추가 확보하기 시작했다.
경기 종료 시각이 3일 오전 2시쯤인 걸 고려해 지하철 2·3·5호선은 오전 3시까지 특별 운행에 들어갔다. 각 호선별로 경기 종료 시각에 맞춰 10여분 간격으로 5~6회 운행할 예정이다. 심야 버스도 오전 2시부터 오전 3시 사이에 집중 배차됐다.
경찰청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 인파 1만 5000여명이 모일 걸로 내다보고 경찰관 150명과 기동대 11개 부대(약 680명), 특공대 20명을 배치했다. 지난달 28일 2차전과 비교했을 때 영하의 기온과 자정이라는 경기 시각, 지난 경기 결과 등을 고려한 추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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