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카드사들이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축소하고 일부 결제금액 이월 약정(리볼빙) 금리를 올리고 있다. 내년~내후년 갚아야 할 채권의 규모가 97조원, 그 중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이 대략 36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된데다 내년 이자비용으로만 1조원을 지불해야 해 부담이 커진 탓이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들은 이달 무이자할부 혜택 기간을 축소했다. KB국민카드는 이달 세금 업종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종료하고, 온라인결제 업종 무이자할부 혜택은 7개월에서 3개월로 축소했다. 또, 손해보험, 백화점 업종의 무이자할부 혜택은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였다. 우리카드는 BC 국내 전 가맹점에서 제공하던 3개월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이달 종료하고, 백화점, 대형마트, 항공, 여행, 보험, 반려동물 관련 결제의 무이자할부는 최대 12개월에서 2~3개월로 줄였다. 롯데카드도 연말까지 온라인결제, 여행, 항공 관련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중단하고, 롯데하이마트와 롯데백화점 등 계열사에 제공하는 무이자할부 혜택은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는 지난달부터 무이자할부 혜택을 축소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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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카드사들의 리볼빙 금리는 올랐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리볼빙 평균 금리는 14.35~18.46%에 분포했다. 한 달 사이 하단은 0.16%포인트(p) 올랐고, 상단은 0.27%p 오르며 법정최고금리(20%)에 바짝 다가섰다. 카드사별로는 우리카드(18.46%)가 가장 높았고, ▲롯데카드(17.85%) ▲KB국민카드(17.70%) ▲현대카드(17.12%) ▲신한카드(16.79%) ▲삼성카드(15.35%) ▲하나카드(14.35%) 순으로 집계됐다.
리볼빙은 신용카드의 결제금액 중 일부만 먼저 내고 나머지는 높은 이자율을 붙여 나중에 갚는 서비스다. 금융당국은 리볼빙이 부채 부담을 키울 수 있어 지난 8월 발표한 '결제성 리볼빙 서비스 개선방안'을 통해 카드사들에게 리볼빙에 대한 설명을 강화하고, 매월 수수료율을 공시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부분의 카드사가 7~9월 리볼빙 수수료율을 낮췄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다시 리볼빙 금리를 올리고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이는 이유는 조달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에 영업환경이 어려워져 서비스를 줄여야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신용카드 7개사의 차입부채 잔액은 97조원으로, 이 중 내년 말에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약 36조원(37%), 내후년은 약 61조원(63%)이다. 2019~2022년 3분기까지의 만기도래 차입부채는 분기별 4조~5조원 내외였으나 이는 내년엔 분기별 6조~7조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금리인상으로 내년 차입부채를 갚기 위한 이자부담도 불어날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내년 카드사들이 지출해야 할 이자비용은 올해보다 약 1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현수 한국기업평가 금융2실 책임연구원은 "카드사들의 내년 영업이익 규모가 올해와 비슷하다고 단순 가정하면, 이자비용 증가분만으로도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 2019년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감소할 수 있다"며 "수익성 제고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당 수준의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 책임연구원은 "올해 신규 발행 금리가 만기도래채권 금리를 넘어서기 시작한 이후 4분기 들어 그 차이가 4%p 대에 진입해 매 차환시마다 상당 수준의 추가금리 부담이 불가피하다"며 "현재의 신규 발행 금리와 만기도래 채권 금리 차이를 고려하면 향후 2~3년간 감내해야 할 이자비용 부담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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