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이르면 오늘 재판에 넘겨질 전망이다. 검찰은 정 실장을 재판에 넘긴 뒤, 이 대표에 대한 수사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이 대표를 소환하는 등 강제수사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실장은 지난달 1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 부정처사 후 수뢰, 부패방지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가운데)이 18일 오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이른바 '대장동 일당'에게 1억여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18 hwang@newspim.com |
애초 정 실장의 구속기한은 전날까지였지만, 그가 구속된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1일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가, 기각당하면서 심문 기간만큼 구속기한이 뒤로 밀려 오는 11일까지로 늘어났다. 만료일이 일요일인 만큼 검찰은 이날 중 정 실장을 기소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정 실장은 2013년 7월~2017년 3월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관련 직무상 비밀을 이용해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로 하여금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하고, 호반건설이 시행·시공하도록 해 개발수익 210억원 상당을 취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그는 2013∼2020년 성남시 정책비서관, 경기도 정책실장을 지내면서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 등 이른바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청탁 명목으로 6회에 걸쳐 총 1억4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아울러 정 실장은 2015년 2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 전 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개발사업 사업자 선정 대가로 민간업자들로부터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 중 일정 지분을 수수하기로 해 배당이익 428억원을 수수하기로 약속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해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정 실장이 그에게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했다고 판단해 그에게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적용했다.
정 실장은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의혹이 터지고 난 이후부터 이 대표와 함께 줄곧 최우선 수사 대상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이 대표 등에 대한 수사는 다소 지지부진하게 돌아갔고, 수사팀 교체 후 전면 재수사에 들어간 검찰은 정 실장을 구속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검찰은 대장동 사건을 개발 과정에서 파생된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사업자의 유착 사건으로 보고 있다. 즉 지자체는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줘 수익을 몰아주고, 민간사업자는 막대한 수익을 통해 지자체 인사들에 불법 자금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대장동 사업의 최종 인허가권자였던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검찰은 정 실장 압수수색영장과 김 부원장 공소장 등에서 '이재명' 이름을 100회 넘게 적시하면서, 이들의 범죄와 이 대표의 관계성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정 실장을 재판에 넘기고 정기국회가 마무리되는 이날 이후 이 대표에 대한 소환 시점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시점을 기준으로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강제수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검찰이 이 대표의 혐의 단서를 확보하더라도 기소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