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카카오와 네이버가 데이터센터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책무를 강화한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 통과를 두고,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투자금액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반면 네이버는 별다른 입장 없이 상황을 지켜보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와 네이버는 올해 3분기 누적 시설투자로 각각 4561억원과 5562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제조서비스업과 금융업 등에서 발생하는 투자규모가 합산된 수치로 데이터센터 관련 구체적인 투자규모는 대외비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카카오는 현재 경기도 안산 소재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에 건설 중인 '안산 데이터센터'와 관련해서는 2021년부터 2029년까지 4249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연평균 약 425억원이 안산 데이터센터에 투자에 사용되는 셈이다.
카카오 남궁훈·홍은택 각자대표가 지난 10월 19일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정일구 기자] |
카카오는 안산 데이터센터 외에도 2026년 준공을 목표로 경기 시흥 소재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시흥 서울대 데이터센터' 건립을 준비 중이다. 시흥 서울대 데이터센터는 연면적 4만평 이상, 전력량 100메가와트 규모로 준공될 예정으로, 안산 데이터센터 대비 1만평 이상 면적이 넓은 만큼 투자비용은 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법안 통과와 별개로 카카오는 재발방지 및 서비스 안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며 "안산 데이터센터 투자와 함께 제2데이터센터(시흥)에 대한 투자가 진행됨에 따라 캐펙스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카카오가 이처럼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해 적극적인 것은 지난 10월 15일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127시간30분에 달하는 초장기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바 있기 때문이다.
고우찬 재발방지대책 공동 소위원장은 앞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향후 5년간은 지난 5년간 투자금액의 약 3배 이상 규모로 투자를 확대하겠다"며 "카카오 CEO 직하 부문에 IT 엔지니어링 전담 조직을 확대·편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국내 최고의 IT 엔지니어링 전문가들도 추가로 적극 영입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터넷 서비스 업계에서는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를 이용했지만, 데이터센터 간 이중화 조치로 인해 서비스 중단 없이 오류를 해결한 네이버가 개정안 통과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네이버는 이미 강원 춘천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는 상황에서 내년에는 세종 제2 데이터센터 준공을 완료할 예정인 가운데 당초 계획보다 투자규모를 늘려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네이버의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카카오의 '카카오톡'처럼 전 국민이 사용하는 공공재 성격이 강한 만큼 서비스 안정화를 위한 투자확대는 불가피하다는 것.
실제 개정안이 내년에 정부입법 절차를 거쳐야하지만, 최근 행정안전부가 부가통신시설의 재난관리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부가통신사업자의 업무에 필요한 주요 전산시스템을 국가핵심기반 지정기준에 추가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 입법예고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장은 "데이터센터 서비스 안정화를 위한 투자확대와 사업자(네이버, 카카오)의 책무 강화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피할 수 없는 방향"이라며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와 무관하게 카카오와 네이버의 책무를 강화하는 기조는 계속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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