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윤 최아영 기자 =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에 대한 혐의를 추가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계획이다. 또 특수본은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구청 직원들이 휴대전화를 교체한 정황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 나가고 있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15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총경에 대한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를 추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위내용이 기재된 보고서를 최종 검토, 승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사고 장소 도착시간 등) 허위 내용을 기재하라고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시 사태 인지 시점에 대해 "오후 11시 상황을 처음 알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특수본의 입장을 다르다. 이 전 서장이 24분 전(오후 10시 36분) 이미 "이태원에 경찰 인력을 보내라"고 무전 지시를 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수본은 지난 1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이 전 서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망할 우려에 대한 구속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충분한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기각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6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현판이 설치돼 있다. 2022.11.06 mironj19@newspim.com |
특수본은 박 구청장을 비롯한 용산구청 간부 여러 명이 참사 이후 휴대전화를 바꾸거나 분실했다고 주장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해 수사 중이다.
특수본은 일부 참고인도 같은 방식으로 증거를 숨기려한 단서를 포착, 조만간 용산구청 간부들 신병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참사 일주일 뒤인 지난달 5일 기존 사용하던 삼성 갤럭시 기종의 휴대전화 대신 아이폰을 새로 구매했다.
김 대변인은 "용산구청 피의자 중 일부가 휴대전화를 교체 또는 분실한 정황이 있어 수사하고 있고, 소방과 관련해서는 구조 지연에 따라 인명 피해가 얼마나 확산됐는지 세밀하게 보강하고 있다"고 했다.
특수본은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 당직근무를 하면서 근무장소인 112치안종합상황실을 이탈한 혐의(직무유기)로 입건된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에 대한 혐의를 '업무상과실치사상'으로 죄명 변경을 했다.
김 대변인은 "수사 초기 상황관리관으로서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 '직무유기'로 입건했으나, 류 총경이 상황관리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행위가 상황전파 지체를 초래해서 사상자 확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해 '업과상'으로 죄명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직무유기 혐의가 빠진 것에 대해선 "상황관리관으로서 직무를 의식적으로 방임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감안했다"며 "상황실을 비운 것은 명백하나, 청사 내 본인 사무실에 있으면서 상황발생 시 상황조치를 하려는 의사는 있었다는 점 등 관련 판례를 참고해 결정했다"고 했다. 형법상 형량을 살펴보면 업과상은 5년이고 직무유기는 1년이다.
특수본은 이태원역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특수본은 구속영장을 일괄 신청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경찰 등 보강 수사가 마무리된 부분을 먼저 신청할 것인지, 나머지 기관들에 대한 보강 수사가 마무리될 때가지 기다렸다가 일괄 신청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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