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대기업들이 연초 효과(크레딧 스프레드 축소)를 기대하고 현금확보에 나서면서 얼어붙었던 회사채시장이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특히 대기업들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등 참여를 감안해 증액에 나설 것으로 보여 회사채 발행 규모는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채권시장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AAA)는 내년 1월 4일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KT는 수요예측을 거쳐 3000억원까지 증액을 고려중이다. 포스코(AA+)와 LG화학(AA+)도 각각 3500억원과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중이다. 이들 초우량 대기업은 발행량을 최대 2배까지 늘릴 방침이다. KT, 포스코, LG화학이 증액에 성공할 경우 이들 세 회사의 회사채 발행 규모만 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채권시장의 한 운용역은 "최근 롯데건설이 수요예측에서 채안펀드 등이 가세하면서 분위기가 좋았다"며 "우량 기업들은 연말 지갑문을 닫았던 기관자금 수요들도 몰리면서 흥행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회사채 등 채권시장은 연중 1월이 가장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다. 올해 1월에도 5조6500억원의 회사채가 발행돼 연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채안펀드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도 회사채 매입 등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롯데건설(롯데케미칼 보증, AA+)은 지난 26일 수요예측에서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완판했다.
아울러 이마트(AA0), CJ ENM(AA-)과 롯데제과(AA0)도 1월 중 각각 2000억원, 1700억원, 1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AA0)와 신세계(AA0) 역시 1월 중 1000억원 이상의 회사채 발행을 검토 중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영업 관계자는 "하반기 회사채시장은 투심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기업들이 공모채 발행에 나서지 못했지만 연말 채안펀드와 국민연금이 회사채 매입을 이어가고 있어 우량 회사채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기업과 대기업 계열사들이 공격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설 경우 올해 1월 회사채 발행 규모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채안펀드는 현재 ▲AA-등급 이상 ▲3년 만기 이하 회사채 수요예측에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그간 회사채 투자에 소극적이던 국민연금도 이달 발행한 SK와 SK텔레콤의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했다.
다만 시장에선 연초에도 수요예측 흥행이 AA등급 이상 우량채에 한정돼 신용도가 낮은 중견기업 등 비우량채의 자금 조달은 여전히 어려을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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