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인천국제공항면세점 입찰 방식이 크게 변하면서 면세업계의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관건이던 임대료 산정 방식도 바뀌었고, 영업 기간도 기본 10년으로 늘어난 만큼 이전과 같은 유찰은 반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에서 해외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2.03.25 mironj19@newspim.com |
3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내년 2월 21일까지 제1·2여객터미널 7개 사업권에 대한 입찰을 받는다. 대기업 면세점 사업권 5개와 중소·중견 사업권 2개다.
지난 입찰에서 3차례 연속 유찰을 겪은 공항공사는 사업권 구성부터 운영 기간, 임대료 산정 방식까지 모든 걸 바꿨다.
가장 관건이던 임대료 산정 방식은 고정 임대료에서 여객 수와 연동한 임대료 방식으로 바뀌었다. 출입 여객 수에 면세점 사업자가 제안한 여객당 임대료 단가를 곱하는 식이다. 여객 수에 따라 유동적으로 임대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사업 구역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에는 터미널별로 사업권 입찰을 따로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1·2터미널이 모두 묶여 기존 15개 사업권을 7개 사업권으로 통합해 진행한다.
또 기존에는 각각 다른 사업권으로 모집하던 화장품·향수와 주류·담배 품목을 한 사업권에 묶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찰대상 사업권구역.[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
운영기간은 기본 5년에 연장 5년으로 진행하던 것을 기본 10년으로 연장했다. 장기 계약을 통해 운영 공백을 없애겠다는 방침이다.
새로운 입찰 방식에 면세업계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먼저 처음으로 고정임대료에서 벗어났지만, 여객 수가 곧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면세업계의 고민이다.
실제로 지난 11월 코로나19 이후 2년 9개월 만에 국제 항공 여객수(308만1331명)가 국내 항공 여객수(285만3577명)를 넘어섰지만, 같은 달 면세점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지난 11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4501억원으로 전달인 10월(1조8856억원)보다 23%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고환율로 인해 면세점 쇼핑 수요가 줄어든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화장품·향수와 주류·담배가 한 사업권에 묶였다는 점도 변수 중 하나다. 중국 따이궁 매출이 높았을 때에는 화장품·향수의 매출이 컸지만, 최근들어서는 주류·담배가 오히려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주류·담배는 마진율도 높은 편이라 매력적인 품목이지만, 수요 회복 시점이 불확실한 화장품·향수를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라는 게 면세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지난번처럼 입찰자가 없어 유찰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장기 운영권이 걸린 만큼, 면세점 사업자들은 신중하게 입찰에 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입찰은 경우의 수가 많아져 복잡해진 상황"이라면서도 "늘어난 운영기간부터 조정된 사업권까지 모두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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