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제 118회 미국 연방의회가 개회된 가운데 치러진 케빈 메카시 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의 하원의장 선출 투표가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중간선거를 통해 새롭게 구성된 하원은 이날 개회일에 전체 회의를 열고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CNN에 따르면 사망한 의원으로 결원 1명이 발생해 총 434명이 투표에 참여하면서 매카시 대표는 과반인 218표 이상을 득표해야 했지만 투표 결과 민주당의 하킴 제프리 원내대표가 212표를 얻었고, 매카시는 203표에 그쳤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기자단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2.01.03 [사진=로이터 뉴스핌] |
통상적으로 여당이 원내 의장을 맡는 것이 관례인 만큼 바로 재투표가 진행됐다. 이는 1923년 이후 10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2차 투표에서도 매카시는 과반 득표를 얻지 못했다. 하원 내 공화당 의석은 222석으로 매카시의 하원의장 선출 안건은 순조롭게 통과할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공화당 내 강경보수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과 초선 의원 5명 등 19명이 반란표를 행사했다.
심지어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2차 투표에서 프리덤 코커스 초대 의장이었던 짐 조던 의원을 하원의장 후보로 추천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그러나 조던 의원은 '당의 통합'을 위해 "우리는 매카시 주변에 모일 필요가 있다"며 지지 연설을 했다.
3차로 이어진 투표에서도 매카시는 202표 득표에 그쳤고, 민주당의 제프리가 212표, 공화당의 조던이 20표를 얻었다. 조던은 매카시 지지 연설에도 3차 투표에서도 후보로 재추천을 받았다.
당장 4차 투표를 진행한다고 해서 매카시가 과반을 득표할 수 있을지 미지수인 상황 속 의회는 일단 휴회하기로 했다. 의회는 4일 낮 12시(한국시간 5일 오전 2시)까지 휴회한다.
매카시는 휴회하는 동안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들 달래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의원의 결심이 너무 굳건해 매카시의 설득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제 118회 연방 의회 개회날인 3일(현지시간)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가 진행된 가운데 케빈 매카시 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좌)가 손으로 입을 가린채 동료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3.01.03 [사진=로이터 뉴스핌] |
3차 투표에서 매카시가 아닌 조던에게로 표심을 바꾼 바이론 도널즈 공화당 의원은 "매카시는 과반득표를 얻을 수 없는 것이 분명하다. 4차, 5차, 6차, 10차 투표를 해도 같은 결과면 어떻게 해야 하냐"며 매카시가 포기해야 한다는 바를 시사했다.
강경보수파 의원들은 왜 이토록 매카시의 의장직 선출에 반대할까. 미 시사주간 타임지는 매카시가 "다소 신뢰할 수 없는 보수파"로 통한다며 "연방 정부 셧다운을 유용한 도구로 조 바이든 행정부로하여금 정책 추진에 제동을 걸지도 않고, 바이든 대통령 탄핵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음모론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등 매카시는 때때로 뜻을 굽힐 줄 아는 유연한 보수파란 인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의회 규정상 여당에서 과반 득표의 하원의장이 선출될 때까지 투표는 계속 진행된다. 지난 1923년에는 9차례 투표 끝에 하원의장이 선출된 바 있다.
하원의장이 선출될 때까지 법안 표결과 청문회 개최 등 의정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공화당은 최악의 경우 과반을 득표할 새로운 하원의장 후보를 내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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