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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시장 1조원 넘어섰으나 하락세로,작가군 다양화 시급

기사등록 : 2023-01-0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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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4분기미술시장 리포트
양대 경매사 낙찰액 전년 대비 61% 줄어
구매자 주도시장(Buyer's market)으로 재편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한국 미술시장이 지난해 사상 최초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하반기 경매시장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심상치 않아, 전문가들은 완연한 조정장으로 접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2,3년 급하게 끓어오르며 초유의 '불장'을 보이던 국내 아트마켓이 마치 동전 뒤집듯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4일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대표 이호숙 정준모)에 따르면 작년 4분기(10~12월)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 6차례 개최한 메이저 경매의 낙찰총액은 약 2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61% 하락한 금액이다.이로써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은 위축세가 하반기 들어 더욱 심화됐음이 확인됐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2022년 3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17억원(추정가 17~24억원)에 팔린 이우환의 '점으로부터'. acrylic on canvas, 227×182cm(150호), 1982. 캔버스 뒷면에 '1982년 in Milano'라는 작가의 친필 기록이 남아 있어 이우환이 독일 뉘른베르크,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을 거쳐 이탈리아 밀라노로 이어지는 유럽 순회전시를 이어가던 시기 작품임을 보여준다. 지난해 국내 경매시장에 나온 한국 작가 작품 중 최고가에 낙찰된 작품이다. [사진=서울옥션] 2023.01.05 art29@newspim.com

4분기 국내 '투톱'경매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메이저세일 낙찰 작품수는 354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3.5%나 줄어들었다. 경매시 유찰을 우려한 위탁자들이 경매 출품을 꺼리거나, 이미 위탁한 작품도 경매 시행 전 전격적으로 걷어들였기 때문이다.

즉 경매 '출품 취소' 비율이 2021년 4분기에는 약 2.5%에 그쳤으나 작년 4분기에는 약 5.2%로 두배이상 증가했다. 경매에 작품을 위탁했다가 중도에 출품을 취소하는 것은 위탁자와 경매사 모두에게 큰 무리수다. 하지만 워낙 경매 시장이 냉각되다 보니 고가 작품을 중심으로 중도포기가 크게 늘었다. 출품작 중 최저 추정가가 10억원대인 작품 중 약 64%가 경매 시작 전 취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낙찰된 고가 블루칩 작품들도 낮은 추정가 범위, 또는 그보다 낮은 가격대에서 판매됐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지난해 4분기 국내 투톱 경매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메이저 세일을 주도한 주요 작가의 낙찰액. [표=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2023.01.05 art29@newspim.com



국내 경매시장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쿠사마 야요이, 이우환 등 '블루칩' 작가의 출품작수는 전년 대비 58% 감소했다. 국내 작가 중 경매시장을 리드해온 이우환 작품의 경우 지난 4분기 출품작의 숫자가 53% 줄었다. 낙찰률 또한 57%로, 전년 4분기 79%보다 약 22% 포인트 낮아졌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의 정준모 대표는 "경매 시장에서 수년간 선호되던 인기 작가의 몇몇 주요 작품을 제외하고는 유찰되거나 대부분 하한가선에서 낙찰되는 등 4분기 들어 하락세가 더욱 심화되었다"며 "국내 경매시장이 이제 '구매자 주도 시장(Buyer's market)'으로 완연히 돌아섰음을 여러 지표와 수치가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어 "초현대미술 작가군의 경우 단기적으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으나 동시에 위험요소도 큰만큼 이들 작가군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미련은 접어야 한다"며 "호황기동안 시장을 움직였던 작가와 작품들의 현재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숨고르기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경매 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작가군의 다양화 등 여러 대책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2022년 9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2022키아프(KIAF) 전시장면. 세계 2대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와 공동 개최하며 화제를 모았다. [사진=키아프] 2023.01.05 art29@newspim.com

 

한편 한국 미술시장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시대를 기록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문영호)는 2022년 한국 미술품 유통총액이 1조377억원(추정치)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상황에도 역대 최초로 국내 미술시장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이는 2021년 미술시장 실태조사 결과인 7563억원 대비 37.2% 성장한 수치다. 이같은 성장을 견인한 것은 아트페어와 화랑 매출인 것으로 분석됐다.

즉 아트페어 매출액은 2021년 1889억원에서 2022년 3020억원(추정치)으로 59.8% 증가했다. 화랑을 통한 작품 판매액 또한 2021년 3142억원에서 2022년 5022억원(추정치)으로 1880억원(59.8%)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경매를 통한 미술품 판매액은 2021년 3384억원 대비 2022년 2335억원으로 30.9%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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