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삼성전자 작년 4분기 실적이 8년만에 처음으로 4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크게 줄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침체가 가전·모바일·반도체할 것 없이 전방위 사업군을 덮치며 당초 예상됐던 실적 컨센서스도 크게 밑돌았다.
6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매출액 70조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을 기록한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액은 8.58% 줄고, 영업이익은 69%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분기 기준으로 4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2014년 3분기 이후 8년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잠정실적은 당초 증권가에서 제시한 실적 전망치보다도 크게 밑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작년 4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73조549억원, 영업이익 7조363억원이었는데, 실제 발표한 잠정실적은 잠정치를 매출액은 4.18%, 영업이익은 39.89% 밑돌았다.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예상치를 크게 밑돈 실적을 기록한 것은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다운텀이 예상보가 크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고객사들이 재고조정에 나서며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밝히며 공급량 조절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잠정실적이 부진할수록 내년 메모리 투자 축소 필요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예정된 D램, 낸드 신규증설과 공정전환 계획을 일부 지연시킬 것으로 추정돼 내년 3분기부턴 공급 축소와 재고감소 효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경기침체의 여파는 스마트폰 사업에까지 예상보다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은 최근 경기 침체에 따라 수요 부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초기에 소비자들이 IT 제품을 앞 다퉈 사들였던 것과 달리 지난해엔 그 수요가 크게 위축되며 삼성전자 휴대폰 역시 타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올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을 당초 예측치인 6%에서 2%로 하향 조정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2023' 월스크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IT업계 침체가 올 하반기부터 개선되길 바란다"면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연결을 강조하며 IT기기와 관련 소프트웨어의 통합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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