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서울시 브랜드가 8년만에 바뀐다. 2002년 첫 브랜드 선정 후 5번째 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 세계에 서울시를 알리고 고유의 이미지를 알리기 위함이라는 목표와는 동떨어지게 지나치게 '단명'하고 있다는 평가다. 브랜드 사업이 '도시'가 아닌 '시장'에 따라 움직인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오는 31일까지 신규 브랜드를 결정하는 대국민 투표를 진행중이다.
[사진=서울시] 정광연 기자 = 2023.01.06 peterbreak22@newspim.com |
시민공모와 국내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사전 여론조사를 통해 최종 후보로 오른 브랜드 슬로건은 ▲Seoul for you ▲Amazing Seoul ▲Seoul, my soul ▲Make it happen, Seoul 등 모두 4개다.
시는 선호도 조사 결과와 전문가 검토 등을 토대로 최종 브랜드를 선정해 오는 2월 최종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브랜드를 통해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글로벌 도시로서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목표지만, 지난 과거를 돌이켜보면 기대보다는 의구심이 커지는 게 현실이다. '도시'가 아닌 '시장'에 맞춰 변화해왔기 때문이다.
서울시 브랜드의 시작은 2002년 이명박 시장이 도입한 'Hi Seoul'이다. 영어 인사말 'Hi'를 사용해 친근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동음이의어 'High'를 연상시켜 도약의 의미도 담았다.
2006년 취임한 오 시장은 Hi Seoul에 서울이 아시아의 중심이라는 뜻을 담은 'Soul of Asia'를 서브 슬로건으로 추가해 사용했다. 이후 2008년 선악을 구별하고 정의를 지키는 전설속 동물 '해치(해태)'의 캐릭터를 활용한 'HAECHI SEOUL'을 도입하기도 했다.
2011년 취임한 고 박원순 시장은 2015년 시민투표를 거쳐 '당신과 나는 서울로 연결된다'는 의미의 'I·SEOUL·YOU'를 새로운 브랜드로 도입했다. 오 시장의 복귀와 함께 또다시 신규 브랜드 선별 작업이 진행중이다.
새로운 브랜드가 확정되면 지난 20년 동안 5개의 슬로건이 서울시를 장식하게 된다. 과연 도시를 상징하는 브랜드인지 아니면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인지 알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도시 브랜드로 꼽히는 사례는 'I love New York'이다.
1975년 만들어진 이 브랜드는 대문자 'I'와 붉은 '하트' 문양, 그리고 이니셜 'N'과 'Y'를 조합한 이미지의 로고를 탄생시키며 40년 가까이 뉴욕을 상징하고 있다. 단순 브랜드를 넘어 가장 유명한 패션 디자인으로도 자리 잡은덕에 뉴욕이 이 로고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매년 3000만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서울시의 목표는 글로벌 Top 5 도약. 이를 위해서는 서울을 대표하는 슬로건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브랜드가 전 세계적으로 각인되기 위해서는 정권에 따라 바뀌는 '즉흥성'이 아닌 오랫동안 쌓이고 관리하는 이미지 구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새해를 맞아 새롭게 등장할 서울시 신규 브랜드가 기존 브랜드와는 다른 길을 걸을 수 있을지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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