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연초부터 국내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연초부터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는가하면 해외사업의 경우 현지 정부에 정책자금을 신청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총 11개 기업들이 공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새해부터 LG화학, GS에너지, 현대제철, SK지오센트릭 등 대기업들이 줄줄히 대기하면서 올해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한 자금조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다행히 기업의 회사채 발행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좋다. KT와 이마트는 지난 4일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최대 매수 주문을 받았다.
KT는 2년물 400억원, 3년물 700억원 5년물 400억원 총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2년 만기 회사채에 4850억원, 3년 만기 회사채에 1조5550억원, 5년 만기 회사채에 8450억원 등 총 2조885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이마트는 2년물 500억원, 3년물 1500억원 등 총 20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500억원 규모인 2년 만기 회사채에 3700억원, 1500억원 규모인 3년 만기 회사채엔 8050억원의 청약이 들어왔다.
포스코는 지난 5일 총 35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4조원 가량의 주문을 받았다. 2년물(500억원), 3년물(2000억원), 5년물(1000억원) 발행에 각각 9000억원, 2조1150억원, 9550억원 총 3조970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수요예측에 성공하면서 포스코는 당초 목표보다 두배 많은 7000억원까지 증액했다.
이처럼 연초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 많은 자금이 몰린 것은 회사채 공모에 나선 기업들 대부분이 우량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AAA등급부터 AA+, AA-까지 안정적인 우량 회사채로 평가되고 있다. 또 채권시장 안정화 펀드 등 정부 지원책과 기관투자자들이 연초부터 본격적인 투자를 재개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이날 1500억원 가량의 회사채 수요예측에 들어간다. 오는 9일과 10일, 11일에는 각각 롯데제과(1500억원 규모), CJ ENM(1700억원), 현대제철(2000억원), GS에너지(1700억원), SK지오센트릭(1500억원) 등이 대기하고 있다. 오는 16일에는 호텔롯데(1500억원)와 신세계(1000억원), LG화학(4000억원) 회사채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과 투자및 운용 비용으로 쓸 예정이다. 지속되는 고금리 상황에서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자금조달을 하려는 의도다. 회사채 발행을 앞둔 기업 한 관계자는 "만기채 차환과 차입금 상환에 주로 쓰이고 이외 자금은 여러 사업 운영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향후 회사채 수요예측에도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서 여신전문금융채 발행이 증가했고 회사채 순발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기업들은 자금조달을 위해 회사채 발행 이외에 유상증자, 해외 정책자금 신청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해외사업 비중이 큰 배터리 기업들의 경우 해외 정부 정책자금 등을 통해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계열사인 SK온은 미국에 수조원대 정책자금 지원 신청을 할 예정이다. SK온은 미국 자동차업체인 포드와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가 미국 정부에 정책자금을 신청해 투자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블로오벌SK는 총 3개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앞서 SK온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2조원, 재무적투자자로부터 8000억원을 자금을 조달받기로 했다.
또 다른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 GM 합작사인 얼티엄셀즈가 약 3조3000억원 수준의 미국 에너지부 정책자금을 조달받기로 했다. 미국 친환경 자동차 산업에 투자한 기업들은 이 프로그램에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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