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인플레이션이 2개월 연속 둔화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했던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며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렸다.
이처럼 헤드라인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근원물가 상승세는 오히려 강화하는 등 경제 전반의 물가 압력이 여전해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에도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니스 로이터=뉴스핌] 고인원 기자= 프랑스 니스의 한 지역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모습,2022.07.29 koinwon@newspim.com |
6일(현지시간) 유럽통계청은 유로존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9.2% 상승(예비치)했다고 밝혔다. 직전월인 11월(10.1%) 수치나 로이터 전문가 전망치(9.7%)도 하회하는 수준이다.
앞서 유로존 CPI는 지난해 10월까지 12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으나, 지난해 11월 10.6%(전년 대비)로 처음으로 상승세가 둔화해 물가 정점 기대를 키웠다.
다만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12월 전년 대비 6.9% 오르며 11월(6.6%)에 비해 상승세가 오히려 강화했다. 에너지 가격이 꺾였을지는 몰라도 경제 전반의 물가 흐름은 여전히 상승세란 얘기다.
또한 12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오름세가 다소 둔화하긴 했으나, 이는 겨울철을 앞두고 유로존 각국 정부가 에너지 보조금을 살포한 영향이며, 1월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유로존 인플레 둔화에도 전문가들..."2,3월 최소 두 차례 '빅스텝'" 전망
유로존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ECB의 '피벗(Pivot·정책 전환)'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리걸앤제너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헤탈 메타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CNBC에 "유로존의 기준금리가 3%까지 오를 것이며, 침체 리스크가 짙어져도 올해 내내 3%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역시 지난달 15일 통화정책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벗은 아니다"라며 상당 기간 꾸준히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2월 ECB가 기준금리 인상폭을 기존의 0.75%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감속했지만, 이는 시장이 기대하는 피벗과는 거리가 멀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게 유지되고 오랫동안 목표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를 훨씬 더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0.5%포인트 인상을 할 수도 있고, 아마 이후에 할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은 데이터를 검토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12.02 mj72284@newspim.com |
이를 두고 시장에선 ECB가 올해 2월과 3월 최소 두 차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해석했다.
주초 발표된 독일의 12월 CPI 상승률도 11월의 10%에서 8.6%로 둔화해 인플레 정점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ING 독일의 카스텐 브르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수치에 안도해서는 안된다며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12월에도 유로존 에너지물가 상승률은 25.7%에 오르며 전체 물가 수치를 견인했다. 다만 11월(34.9%)에 비하면 오름세가 대폭 완화했다.
이와 관련해 브르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변동성 높은 에너지 가격을 바탕으로 정책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면서 "ECB가 향후 두 차례 회의에서 총 100bp(1bp=0.01%포인트)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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